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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제 4 호 걸어서 애니속으로

  • 작성일 2023-03-17
  • 좋아요 Like 1
  • 조회수 12290
송지민

걸어서 애니속으로


202110353@sangmyung.kr  정기자 송지민



  여러분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제 여가의 대부분을 애니메이션을 보는 데에 쏟을 정도로 애니메이션에 진심이랍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요. 지브리스튜디오의 몽글몽글한 감성은 세대를 막론하고 영화를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의 실사와 같지만, 회화 작품들을 보는 듯한 그림체들은 마치 주인공들이 실제로 어디선가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처럼 지브리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영화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빼앗아 영화마다 큰 기대와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만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따지고 보았을 땐, 미국의 월트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더 큰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죠.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영화가 아닌 TV에서 방영하는 애니메이션 덕분인데요. 순정물부터 학원물, 판타지 그리고 SF 등 다양한 장르를 불문하고 애니메이션들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특히 이세계를 다루는 액션 장르 애니메이션들을 볼 때면, 애니메이션 분야로는 일본을 따라올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다 문득 “어떻게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이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대 기술이 부족한 것도, 타겟층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먼저,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기존의 서양 애니메이션의 제작 기법과 차별화된 스타일을 내보였습니다. 과거, 미국의 월트 디즈니의 경우,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1초에 24장의 그림을 넣어 만드는 '풀 프레임 기법'을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그러한 기법에서 제작하는 데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리미티드 기법'을 창안하여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는 1초에 10장 이하의 그림을 이어 붙여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기법으로, 기존에 사용했던 장면을 재사용 함으로써 제작비 절감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매회 변신하거나 하늘을 날아가는 장면을 배경만 바꾸는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제작 시간과 제작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25분간 방영되는 애니메이션을 주 1회마다 방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법은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산업구조를 들여다보면 일본이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은 철저한 '타겟 마케팅'으로 상품에 가장 적합한 판매 소비자층을 설정하여, 제품 자체에 차별화를 두어 경쟁력을 갖추었습니다. 예를 들어, 성인층에 인기가 있는 애니메이션의 경우, 실생활에서도 쓸 수 있는 다양한 굿즈를 만들어 소비를 끌어내는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마케팅으로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하나의 산업으로 존재하게 되어, 기획에서 마케팅까지 수만 명의 인력들을 보유하게 되었는데요. 그렇기에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굿즈에 관련한 많은 콘텐츠와 홍보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일본은 애니메이션 시장 자체의 규모도 크고, 또 그 안에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기에 일반 애니메이션 회사들과의 경쟁력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에 기술적인 측면과 산업구조만을 이유로 들 순 없습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다른 애니메이션들과 달리 '이야기'를 중시했습니다. 이는, 앞서 말했던 일본의 특수한 '리미티드 기법'의 사용과 관련이 있는데요. 일본 애니메이션은 미국의 애니메이션과 달리, 1초당 들어가는 그림의 수가 현저히 적었습니다. 캐릭터 간의 대화 시, 캐릭터들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입만 움직이거나, 액션 장면에서는 캐릭터들은 가만히 있고 배경의 강조선만 움직이는 등의 연출을 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둔탁했으며, 매회 동일한 패턴의 반복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패턴화에 차별화를 두고자, 작품 속 '이야기'에 집중하여 애니메이션 안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장르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기사를 작성하면서 왜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일본만큼 커지지 못했는 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타겟층은 주로 어린아이들에 머물러 있고, 애니메이션을 방송하는 채널도 극히 적으며, 주로 재방송만이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질적으로 소비하는 계층은 어린애들이 아닌 성인들일 텐데 말이죠. 따라서 애니메이션의 타겟층을 보다 넓히고, 방영 채널의 가짓수를 늘려 '타겟 마켓팅'을 실시한다면 우리나라도 애니메이션 강국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메인사진 _ 넷플릭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