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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호 “종이 빨대 사용은 ESG 경영에 해당하는가?” - 기업의 ESG 경영에서 발견한 모순 -

  • 작성일 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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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903
김나현

수습기자 김나현 202210152@sangmyung.kr


경영의 새로운 걸음, ESG와 그 실체

  기업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 요즘의 기업들이 이윤을 추구하려는 만큼, 사회적 책임도 요구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사회공헌 활동, 기업 시민, 이해관계자경영, 지속가능경영 등으로 혼용 및 확장되어 사용되어 오다가, 최근 들어서는 ESG 이슈로 활발한 논의를 지속 중이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최신 경영 트렌드로 ESG 경영을 제시하고 있다.

  ESG란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까지 고려하여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는 기업성과지표를 뜻한다.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계량화해 지속가능투자의 관점으로 개발한 지표라는 점에서, 기존의 전통적 성과지표와 비교했을 때 오늘날 세계정세에 부합하는 신선한 지표로 평가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을 비롯해, 이제는 국내의 기업들도 ESG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ESG 경영은 가장 ‘HOT’ 한 트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ESG 경영은 정말 그 의미대로 실현되고 있는가?

  합리적 의심을 시작으로, ESG를 구성하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중 특히 사람들이 가장 쉽고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요소인 환경으로 한정하여 친환경을 추구하는 기업 경영의 모순을 발견해 지적하고, 기업의 행동 방향성 변화를 촉구하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기업의 ESG 경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지금, 녹색경영이라는 번지르르한 말 아래 숨겨진 것은 없는지 생각해 봐야 했다.


ESG인 척하는 ‘그린워싱’, ‘그린버블’

  문제 파악을 위해서는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ESG라는 새로운 경영 철학의 유행이 그 의미에 맞게 좋은 점만 야기하면 좋겠지만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기업들이 대충 모방하여, 결과적으로 소비자를 속이게 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나타내는 키워드, ‘그린워싱’은 기업들이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과는 거리가 있지만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가리킨다. 예컨대 생산 과정에서의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하고 재활용 등 일부 과정만을 부각하여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하며, 이 과정에서 기업의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진다는 의미의 ‘그린버블’은 그린워싱과 유사하게 사용된다.


카페에서 종이 빨대 사용은 ESG 경영에 해당할까? – ESG 경영 모순 사례에 대하여

  ESG 경영을 모방한 위장환경주의, 기업의 그린워싱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기업의 녹색 경영 모순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직접 경험해 보고 의문이 들었던 두 가지 사례의 모순을 선정해 파헤쳐 보고자 한다. 하나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이 쉽게 경험해 봤을 <스타벅스의 종이 빨대 사용 지침> 사례를, 다른 하나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아이돌 음반 시장에서의 녹색 경영 시도> 사례를 골랐다.

  생소하게 느껴질 <아이돌 음반 시장에서의 녹색 경영 시도> 사례를 골랐다.

  우선<스타벅스의 종이 빨대 사용 지침>에 대한 이야기이다. 카페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량이 많아지자, 스타벅스는 환경 보호를 명목으로 전국 1,200여 개 매장에 종이 빨대 전면 도입 지침을 내렸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보다 분해가 쉽다는 종이 빨대의 친환경적 특징을 내세웠지만, 종이 빨대 사용에 절대적인 장점만 있진 않다. 종이 빨대는 종이로 만들어졌지만 언제나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며,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비교했을 때 플라스틱 빨대를 만드는 것보다 종이 빨대를 만들 때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연구 결과 때문이다.

텍스트, 메뉴, 스크린샷, 음식이(가) 표시된 사진  자동 생성된 설명<참조1>

  그리고 이보다 큰 문제는, 종이 빨대 사용과 동시에 시즌별로 쏟아지는 여러 종류의 MD 판매는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타벅스의 시즌별 MD는 출시할 때마다 엄청난 관심을 끌어왔고 그 종류와 가짓수도 다양하다. 그렇지만 시즌별 MD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새롭고 많은 양의 쓰레기로부터 또 다른 환경 오염을 야기함을 고려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환경을 생각한다는 기업의 녹색 경영 추구를 위해 플라스틱 빨대에서 종이 빨대로 사용 지침을 변경했지만 이와 동시에 꾸준하게 많고 다양한 MD 판매를 이어가는 것은 결과적으로 환경적 모순, 그린워싱으로 귀결될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이돌 음반 시장은 어떨까? 세대를 거쳐 K-pop 역사가 녹아 있는 엔터테인먼트계의 대기업, SM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엔터 기업들 역시 ESG 녹색 경영을 추구하는 추세이다. 여러 시도 중에서도 아이돌 음반 제작 과정에 친환경적 변화를 도입하여 적은 투입 대비, 많은 사람의 이목을 빠르게 집중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기존의 실물 앨범 소재인 PVC, 코팅 종이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문제에 대해 친환경 소재로의 앨범 제작으로 변화를 주거나, 앨범 구성품의 대부분을 미디어 콘텐츠로 제공해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는 플랫폼 앨범을 발매하는 등의 녹색 경영 전략을 펼쳐오고 있다.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엔터테인먼트의 경영이 과거와 달리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그린워싱에 결백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참조 2>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앨범

텍스트, 출판, 책, 전단지이(가) 표시된 사진  자동 생성된 설명<참조 3> 구성품을 간소화한 플랫폼 앨범

  K-pop 시장은 소위 ‘팬덤(fandom) 장사’라고 불릴 만큼 팬덤의 영향력이 강해서, 기업의 이윤 대부분이 팬덤 규모에 의해 정해진다. 기업은 소비자인 팬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장사를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수의 음반 판매 지수를 높이려는 경영 전략을 내세운다. 해당 전략의 주요 키워드는 ‘랜덤’이며, 앨범의 구성품이 모두 랜덤이라는 점을 극적으로 활용해 소비를 유도한다. 친환경 소재로 앨범을 제작하거나, 플랫폼 앨범 발매로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은 소비자에게 기업의 건강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지만, 불필요한 요소로 인해 결과적으로 앨범 생산량이 전보다 늘어났으며 생산 과정에서의 환경 오염 문제는 뒤로 숨긴다는 점에서 ESG 경영으로의 노력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를 직접 느끼고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기사 작성에서 조금 벗어나 누군가의 팬으로서 겪은 경험을 얘기하자면, 엔터 기업과 팬덤의 관계에서 팬들은 항상 소비자인 동시에 ‘을’이 되기 때문에 기업의 과도한 소비 유도 전략에도 딱히 저항하지 못하고 구매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엔터 기업의 판매 전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면서도 내 가수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 때문에 속아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엔터 시장은 주 소비자층이 고립됐다는 면에서, 비판적인 경영 전략에 대한 개선 의지가 없어 보이는 게 당연한가 싶기도 했지만, 환경을 죽이는 동시에 환경을 살리겠다는 기업의 이면성을 마주할 때마다 더 이상의 속임수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ESG 경영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업이 정말 ESG 경영을 추구하기 위함이었든, 단순히 건강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함이었든, 현재 ESG 경영에 적신호가 들어왔음은 이제 확실하다. 이름만 ESG인, 위장환경주의 기업이 많아지고 있고 그 경계가 흐릿해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기업의 행동 방향성 변화에 대한 촉구와 국가 차원에서의 공식적인 제재 강화,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업의 경영 모순 사례가 생기는 이유에는 소비자의 소비 책임보다 기업이 이미지 형성 측면에서 위장환경주의를 지속하고 있다는 문제가 크게 차지한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이가 기업의 경영과 모순 사례에 관심을 기울이면 더 빨리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글이 충분한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모순 사례를 경험해 본 적이 있는지, 지금까지의 소비도 한 번 되돌아본다면 좋겠다.






[ 참고 문헌 ]

1. 정인희⋅반혜정(2021), 「투자자 심리에 의한 ESG가 기업위험에 미치는 영향 」, 『회계정보 연구』 39(3), 100쪽.

*용어의 사전적 의미는 모두 <네이버 지식백과> 인용

2. 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 – ESG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703698&cid=40942&categoryId=31821

3. 네이버 지식백과(시사상식사전) – 그린워싱, 그린버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30884&cid=43667&categoryId=43667

4. 신승민, “종이 빨대가 친환경?”…‘플라스틱 빨대 금지’ 논란 왜?, KBS NEWS, 2022.10.11,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74681

5. 유민정, [초점] "종이 빨대는 친환경이 아니다", 케미컬뉴스, 2022.05.16, 

http://www.chemica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87

6. 스타벅스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tarbucks.co.kr/whats_new/newsView.do?cate=&seq=4930

7. 곽은영, [플라스틱 한바퀴] PVC는 왜 나쁜 플라스틱으로 불릴까, 그린포스트코리아, 2021. 8. 12,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9943

8. 김지원, K팝과 환경 보호, 업계에도 변화 움직임, 스포츠 Q, 2022. 5. 26, 

http://www.sportsq.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0537

9. SMTOWN&STORE 공식 홈페이지

https://smtownandstore.com/

10. 메인사진_스타벅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