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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10 호 조형예술학과, 장학뢰 <온고지신> 박사청구전

  • 작성일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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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272
김지현

조형예술학과, 장학뢰 <온고지신> 박사청구전

  서울캠퍼스 미래백년관 지하 1층 갤러리 월해에서 조형예술학과 <온고지신 溫故知新> 장학뢰 박사학위청구전이 열렸다.

▲2022 장학뢰 <온고지신 溫故知新> 박사청구전(출처: 조형예술학과 홈페이지)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개방되었던 전시는 전면적으로 불교적 색채를 띠며 연구자가 얼마나 인간과 생명의 순환에 관심을 보였는지 고찰한다. 전시품들은 고대 중국으로부터 이르는 동양적 가치를 풍기면서, 역사의 다소 불명확한 점을 대두하기도 하고 기존의 체계를 반전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작품 몇 가지를 같이 살펴보며 그의 작품관을 이해해보도록 하자.


시간의 흐름과 생명 순환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염주 시리즈 1-川>이다. 이 작품은 염주를 재료로 삼아 인간의 다리뼈 모양을 구축했다. 염주는 사람들에게 수행의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도구이다. 연구자는 이것을 재료로 삼아 인간의 삶이 수행의 연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점점 바뀌는 뼈의 형태는 생명의 순환을 보여주기도 한다. 위 작품에 이어 등장하는 <염주시리즈 2-TIME>에서는 ‘시계 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이 순환 논리를 환기했다. 앞서 사용했던 염주를 재료로 한 인간의 다리뼈 모양을 ‘시침’과 ‘분침’으로 사용한 것이다. 시계는 한 바퀴가 끝날지라도 다시 시작하고 영원히 멈추지 않는다.


▲작품 <염주 시리즈 1-川 (사진 촬영: 김상범 기자)


전시의 확장

  ‘전시’라는 단어를 상상해보자. 우리는 보통 일정한 배치에 따라 구성하는 작품들의 집합을 떠올릴 것이다. 이는 전시가 무의식적으로 시각적 경험에 의존한다는 뜻이다. <탐방기>에서는 그러한 인식을 뒤엎는 듯, 마이크를 재료로 두고 오디오 메시지를 사용하고 있다. 연구자는 소리가 사람의 마음을 가장 직격할 수 있는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이를 예술의 영역에 채용한다. 최근 전시회에서는 영상매체나 청각적 요소도 관람자에게 작가의 의식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이크와 거치대는 인간의 모습을 형상한다. 누군가는 고개를 숙이고 있고, 또 다른 이는 떳떳하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우리 삶의 여러 가지 상태를 상징한다. 이 상징물의 모임에서는 탄식 소리, 차가 오가는 소리, 사원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등의 오디오 메시지가 교차로 등장한다. 마이크는 소리를 모으는 장치지만 이를 반전시켜 발성의 역할을 하게끔 만든다. 작품 전체가 일상의 부득이함과 복합적인 정서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다.



구조의 반전

▲ 작품 <탐방기> (사진 촬영: 김상범 기자)


  이어서 등장하는 <Trace the shadow>는 반전의 성분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두 가지의 반전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고대의 상용 무기인 활과 화살을 포착하고 나면, 그 위치에 대한 의문이 들 것이다. 활은 화살을 쏘기 위한 주체이며, 화살은 목표에 명중하기 위한 객체로써 둘은 종속되어 있다. 그러나 작품에서는 화살이 활을 쏘는 듯한 기세를 보여준다. 이는 ‘첫 번째 반전’이다.

두 번째는 재료가 내포하고 있는 부분이다. 작품 속 활은 동물의 뼈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동물이 인간의 희생양이자 그들을 공격하는 무기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것은 일종의 순환으로도 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자는 기존의 구조적 관계를 타파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노력을 기울였다.


▲ 작품 <Trace the shadow> (사진 촬영: 김상범 기자)



조형예술학과, 갤러리 월해

  이외에도 타의 종교 체계를 융합하기 위한 작품인 <dislocation>, 불확실함을 표현한 <역사>, <정신양식>, <숲(森)>, <음영>, <문화-계단>의 작품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생각하고 마음의 양식을 쌓게 해주는 기회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상명대학교 조형예술전공의 비전을 엿볼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같은 기간 서울캠퍼스 미술가정관 스페이스 제로에서는 조형예술전공 <일상·기록 日·記> 등기영 개인전이 열리기도 했다.

갤러리 월해에서는 보통 전시회가 이루어지지만 다양한 행사도 진행되는 곳이다. 상명대학교 학생이라면 아무런 제약 없이 항상 열려있는 곳이니 많은 관심을 바란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