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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제 707 호 수강 신청, 이제는 개선되어야 할 때

  • 작성일 202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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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912
김지현

수강 신청, 이제는 개선되어야 할 때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에브리타임 사이트 수강신청 관련 반응


  수강 신청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과 걱정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수강 신청 몇 주 전후를 사이로 에브리타임을 비롯한 각종 SNS 사이트들은 혼란과 긴장 속에서 수강 신청에 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진다. 실제로 서울캠퍼스 재학생 A씨는 수강 신청 전날 긴장과 걱정으로 잠을 자지 못하고 수강 신청에 들어가 끝나자마자 쓰러지듯 잠이 든다고 한다. 그렇게까지 수강 신청이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단호하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학생들에겐 한 학기의 운명을 결정짓는 주사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날한시 단 한 번의 클릭으로 누군가의 희비가 갈린다. 아침수업, 수업 사이에 너무 많은 시간이 생기는 ‘우주공강’을 피하고, 점심시간과 전공과목 등을 지키기 위해 한 학기를 결정짓는 수강신청은 떨릴 수밖에 없다. 



수강 신청, 지적되는 문제점

  수강 신청의 문제점으로 학생들이 주로 꼽는 것들은 전공생이 자신의 전공을 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전공을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들어왔는데 전공을 하나도 잡지 못해 들을 수가 없다.’, ‘내가 내 돈을 주고 원하는 강의를 듣지도 못한다는 게 황당하다.’ 등의 반응들이 주를 이뤘다.

심지어는 수강 신청 이후 이 전공, 교양수업을 듣지 못하면 졸업하지 못한다거나 휴학을 해야 할 지경이라는 웃지 못할 시트콤이 실제로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이러한 상황들을 타개하기 위해선 정석적으로 2차 수강 신청과 정정 기간을 노리는 방법이 있지만, 해당 과목이 다시 인원이 나올지도 미지수이고 경쟁자들이 절대 적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운에 맡기는 것이다. 


  수강 신청 사이트가 너무 빈약한 것 같다는 지적도 매년 올라왔다. 거의 전교의 학생들이 일시에 접속하는 것을 수강 신청 사이트가 버티지 못하고 빈번하게 터지기 때문이다. 한 학기의 운명이 달린 만큼 학생들에게 진지한 상황에서 사이트 문제로 낭패를 봐 분통을 터뜨리는 학생들의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수강신청에 대한 불안은 ‘빌넣’이라는 암묵적인 제도와 과목거래가 성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빌넣’은 ‘빌어서 넣는다’의 줄임말로 교수님이나 담당 부서의 조교님께 메일 등을 이용해 사정을 설명하고 수강인원을 늘려달라는 부탁을 정중하게 드리는 것이다. 주로 고학년생들이 졸업이나 휴학을 피하고자 사용하는 방법으로 교수님이 수강인원을 늘려주거나 수강인원을 푸는 시간대를 알려주시기도 한다. 물론, 이는 교수님의 재량으로 의무나 강제가 아니고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기에 항상 통하는 방법은 아니다.


  과목거래는 수강 신청, 정정 기간에 서로 원하는 과목을 바꾸거나 사기로 합의를 본 뒤 서로 시간대를 맞추어 과목을 동시에 버리고 줍는 것을 진행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수강신청에는 과목을 사고 돈을 지급하거나 사례를 하는 형태의 거래가 성행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에브리타임 사이트 강의 매매 관련 반응 (출처: 에브리타임) 


  강의 매매는 최근 에브리타임에서 위 사진에서처럼 화제가 된 이후로, ‘팝니다’ 글은 줄었지만 ‘사례합니다’, ‘삽니다’라는 제목을 붙인 글들은 여전히 심심치 않게 보여 여전히 암암리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 대학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과목 마감 이후 예비순서를 뽑는 제도를 진행한다고 한다. 이 외에도 가톨릭 대학교, 아주대학교 등에서는 취소-시간차 수강 신청제가 도입되었다. 이 제도는 수강 취소가 가능한 시간대와 새롭게 수강 신청이 가능한 시간대를 분리하는 방법으로, 우리 대학의 정기 수강 신청 절차와 유사하다. 



수강신청 문제에 대한 대학본부 입장

  그렇다면 문제점과 이슈들에 대한 대학본부의 입장은 어떨까? 수강 신청을 담당 부서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Q. 전공과목의 수강인원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전공교과목의 수강인원은 관련 규정, 강의실 규모 등을 고려하여 각 학과에서 결정하는 사항으로 교무처에서 일괄적으로 조정할 수 없는 사항이다. 규정에 맞게 수강가능인원을 설정하는지 점검하고 학과의 수강가능인원 증원요청이 있을시 바로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학과에서도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증원 요청에 대해서 어려움을 느낄 수 있겠지만 학생 여러분의 수강권을 위한 요청이므로 교수님 또는 학과에 정중하게 요청하여,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증원될 수 있다는 점을 얘기해 주고 싶다



Q. 수강 신청 사이트가 빈번하게 터진다는 불만이 있습니다.

A. 예전에 비해 수강신청시 서버가 다운되거나 멈추는 현상에 대한 민원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년간 학생들의 요청으로 서버증설을 비롯한 시스템 개선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다 원활한 수강신청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부서 모두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Q. 과목 간 금품거래에 대한 이슈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A. 4~5년전까지 강의거래에 대한 많은 불만과 문제가 제기되어 잘 알고 있으며, 정기수강신청시 강의거래 행위를 막기 위해 수강신청 취소에 따른 수강신청여석 발생시 다음날 10시에 반영되도록 강의매매금지 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당 기간에는 강의매매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수강신청 정정기간에는 강의 1주차가 진행되고 있는 관계로 강의매매금지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어 일부 강의거래 행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예비순서제도를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나, 지속적으로 강의매매 행위 발생빈도를 파악하여 추가적인 제재방안을 모색하겠다. 



  매년 본인의 전공과목을 신청하지 못하거나 수강신청 직전에 교수님이 바뀌는 등의 문제점들이 발생하여 학우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수강신청 기간에는 이에 대해 학우들이 작성한 에브리타임 앱의 게시글을 쉽게 볼 수 있는 만큼 수강신청에 대한 학우들의 불편함을 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수강신청은 한 학기 동안 학우들의 배움의 장을 결정하는 만큼 대학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이에 우리 대학은 학우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문제점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곽민진, 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