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51 호 생성형 AI로 논문 쓰는 학생들
ChatGPT를 위시한 다양한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우리 삶의 많은 것이 변했다. 방송에 나오는 처음 보는 요리의 레시피, 학교에서 질문하지 못했던 수업 내용 등 무엇이든 질문을 하면 답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심지어 주변인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을 나누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하기에 심리 상담이나 조언을 구하며 개인 AI 상담사로 여기기도 한다. 이제 생성형 AI는 일상 속에서 편리함을 주는 것을 넘어 든든한 전문가가 되어 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한다.
AI 대필? ChatGPT로 논문 쓰는 대학생
▲ChatGPT로 과제 하는 학생(사진: ChatGPT 생성)
대학생들은 모르는 것이 없는 생성형 AI의 도움으로 레포트나 논문을 작성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정리해 준다는 점에서 생성형 AI의 장점을 높이 평가한다. 실제로 생성형 AI는 글의 구성을 매끄럽게 하고, 어색한 문장을 자연스럽게 수정하는 등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던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AI 대필’이라는 학문적 윤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내용은 보기엔 매끄럽지만 오류가 포함된 경우가 많아, 의심 없이 이를 무작위로 인용할 경우 레포트나 논문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도움이 아닌 오히려 장애물이 되는 셈이다. 또한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글을 쓰는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성형 AI와 관련한 논란은 국내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에서도 대학생들이 생성형 AI를 이용해 과제를 제출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읽지도 않은 책의 서평을 생성형 AI가 대신 작성하거나 특정 논문 내용을 요약한 뒤 그대로 과제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한다. 교수들이 학생들의 과제를 일일이 판별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대학들은 학생이 직접 손글씨로 감상문을 작성하게 하는 등 새로운 평가 방식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토론식 수업이나 발표 시험으로 대체하는 방법으로 시험 방식의 변화를 주기도 한다. 도쿄에 위치한 조치대학교는 리포트나 학위 논문에서 ChatGPT 등의 인공지능이 생성한 문장이나 계산 결과 등을 교원의 허가 없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추가로 논문 등에서 인공지능 무단 활용이 판명될 경우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ChatGPT 논문 작성 ‘꿀팁’까지 공유
ChatGPT 논문과 관련한 혼란 속에서 이에 대한 꿀팁을 공유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구글에서 단순 검색으로 ChatGPT로 논문을 쓰는 방법에 대한 여러 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
▲ChatGPT 논문 코드 검색 결과(사진: 구글)
읽지 않은 논문 요약부터 논문 작성 시 필요한 명령어까지 논문 작성 과정마다 ‘꿀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에서 ‘ChatGPT 논문 코드’, ‘ChatGPT 논문 작성’과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면 자료 수집이나 문장 구성 등 필요한 정보를 간편하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활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오류 없고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지 확실치 않다. 사람마다 공유하는 꿀팁의 방식과 기준이 제각각 달라 이를 참고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유용하기보다 오히려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생성형 AI 활용, 어디까지 ‘좋은 활용’일까
생성형 AI를 똑똑하게 활용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도 일정 부분 사실이다. 실제로 대학 축제를 준비하며 생성형 AI로 포스터나 홍보 문구를 제작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어디까지를 좋은 활용이라고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 생성형 AI가 발전함에 따라 기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중요한 문제로 자리 잡는다. 명확한 답을 내놓을 수 없는 현재, 사회적으로 관련 다양한 검토와 논의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