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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제 672 호 자원봉사활동이 아닌 졸업봉사활동? 스펙봉사활동?

  • 작성일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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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8689
허정은

봉사

우리 대학을 포함한 여러 대학들은 최근 ‘사회봉사’ 과목을 교양 필수로 지정하고 있다. 

봉사활동은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행위이나 현재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졸업과 스펙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자발성과 지속성 없이 졸업과 스펙만을 위한 봉사활동,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대학교의 교양필수, ‘사회봉사’

 대학생들은 대학교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졸업인증을 거쳐야 하며 이를 위해 여러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교양 필수와 전공 강의를 포함하여 이수하여야 하는 강의 및 학점이 정해져있으며, 졸업 시험 및 졸업 논문(고사, 작품, 실기 발표 등)을 준비하여 심사에 합격해야 하고 외국어 졸업인증제를 통해 자격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또한 몇몇 학과의 경우 학술 답사가 필수적이며 몇몇 대학의 경우 봉사시간 또한 졸업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우리 대학을 비롯하여 시립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관동대학교, 호서대학교 등이 ‘사회봉사’ 교과목을 교양 필수 강의로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봉사’ 교과목을 교양 필수 강의로 개설하여 봉사활동을 강제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사회봉사’ 교과목 위주로 3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필수로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2017학년도까지는 60시간이었던 것을 18학번 입학 이후 30시간으로 줄인 것이다. 사회봉사를 교양필수로 두고 있는 대학 중 호서대학교는 30시간, 이화여자대학교는 6시간 교육과 26시간 사회봉사로 총 32시간, 시립대학교는 6시간 교육과 30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대학교는 봉사활동이 필수가 아니다. 여러 대학들은 봉사활동을 많이 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봉사 장학금 등을 수여하여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우리 대학 역시 100시간 이상의 사회봉사를 시행한 학생들 중 선발하여 장학금을 수여하는 등 학생들의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자발성&지속성

 봉사활동이란 개인 또는 단체가 지역사회·국가 및 인류 사회를 위하여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자원봉사는 자발성, 무보수성, 공익성, 지속성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자원봉사’의 어원이 라틴어 ‘Voluntas(자유의지)’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으며 한자로 自(스스로 자)를 사용하는 만큼 자발성을 중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학생들은 졸업을 위하여 봉사를 진행할 뿐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지 않다.

 이외에도 무보수성, 사회성, 공익성, 지속성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 이 중 지속성의 특징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봉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닌 단기적으로 필수 시간만 이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원봉사의 특성 중 하나인 지속성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봉사활동의 자발성 및 지속성을 높이기 위하여 단체 봉사활동, 봉사단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 대학의 경우 학내의 여러 학과들이 학과 주도 하에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자체적으로 단체 봉사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식품영양학과에서는 강화도 도레미 마을에 위치한 강화도 노인 복지원에서 단체 급식 봉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스포츠건강관리학과에서는 매년 남부복지관 센터의 장애인 60명과 운동회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는 양천구 복지 센터와 협업하여 다문화 가정, 저소득계층 가정, 총 50가구의 아이들과 운동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단체 봉사활동은 학생들에게 전공과 관련된 봉사를 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자발적인 지원과 지속적인 활동으로 봉사활동의 의미와 특성을 잘 보여준다. 

 또한 대학생이 되어 어린이 교육봉사, 해외봉사 등 다양한 봉사를 통하여 새로운 경험도 하고 봉사를 통하여 얻어 가는 것도 많아서 필수 봉사 이수시간을 채운 이후에도 봉사를 계속 진행하고자 하는 학생들도 있다.


또 다른 봉사, 취업을 위한 스펙봉사

 이외에도 취업을 위한 스펙 봉사 또한 봉사활동의 자발성과 지속성 저하를 야기하고 있다. 최근 대학이 사회로 나가기 직전, 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변질됨에 따라 학생들은 대학교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거나 자기 분야의 전문 지식을 쌓는 것보다는 취업을 위한 다양한 스펙을 쌓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학생들은 입시를 위해 좋은 학점으로 성실한 대학 생활을 어필하며 토익, 어학연수 등의 활동으로 제2외국어 실력을 증명한다. 또한 자격증 취득, 공모전 활동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인턴십, 봉사활동, 대외활동으로 다양한 경력을 쌓고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간다. 

 취업을 위한 스펙 영역이 다방면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봉사활동은 ‘계륵’ 같은 존재가 되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중앙부처 산하 207개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2011 ~ 2013 공공기관 신입 직원 합격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봉사 경력자 비율은 2013년 91%로 집계되었고 사실상 취업을 위해서 갖추어야 할 기본 스펙이 되었다.

 하지만 당년도 취업컨설팅 사이트 잡코리아가 11월 351명의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구직 시 필요한 스펙’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봉사가 8.3%로 집계되면서 하위권을 기록하였다. 또한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서 직장인 1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직장생활을 해보니 막상 필요 없는 스펙으로 학벌이 44.6% 고학력이 44.1%, 봉사활동이 38.5%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설문 결과는 봉사활동은 기업의 인사 담당자와 취업 준비생 모두 취업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많은 취업 준비생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하여 봉사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의 드림클래스, SK 기업의 써니(Sunny), CJ의 대학생 봉사단, 신한카드의 아름인(人) 등 여러 기업에서는 특정 주제를 가지고 자기 기업만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봉사활동을 시행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의 이름을 알리며 봉사활동을 통하여 사회적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원봉사활동은 대가가 없이, 자발적으로, 타인을 돕는 것에 그 의미가 있으며 최근에는 취업을 위하여 특정 기업에서 진행하는 봉사에 참여하려는 사람들로 인하여 봉사활동의 의미가 점차 퇴색되고 있다.


되새겨보는 자원봉사의 의미

 자원봉사는 사회정의의 실현과 공공성, 공익성을 추구해야 하는 활동이다. 또한 자기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자원봉사자는 해당 봉사활동을 꾸준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봉사활동 교과목은 대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의 순기능을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시행하기에 앞서 교내에서 사회봉사 교과목 사전교육을 이수하게 되는데 이 수업에서 우리는 자원봉사의 의미, 자원봉사자의 자세에 대해서 교육받는다. 이 교육을 통하여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진행하기에 앞서 자원봉사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