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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15 호 [기자석] 우리는 생각보다 '나'를 잘 모를지도 모른다

  • 작성일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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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422
윤정원

우리는 생각보다 ‘나’를 잘 모를지도 모른다



  우리는 생각보다 우리 스스로를 잘 모를지도 모른다. 나는 나를 잘 아는가?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할 때 행복하고 어떤 맛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정말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자신에게 관심이 많지만, 그와 동시에 무관심하다. 


  가끔 필자는 주변 사람들이 궁금해서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떠한 취향을 가졌는지 물어볼 때가 있다. 하지만 취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모르겠다 혹은 딱히 없다는 답변을 들을 때도 많다. 그러한  답변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나를 이해한다는 것은 나를 아는 것을 넘어서 타인을, 그리고 세상을 이해하는 발걸음이기 때문이다. 사실, 사고를 하는 생명체 중 완전하게 알 수 있는 생명체는 본인뿐이다. 아무리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생각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나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이유가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의 생각들을 모으고 정리하다 보면 ‘나는 이런 것을 좋아했구나’ 혹은 ‘나는 이러한 행동을 싫어하는구나’ 하는 식으로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보면 주관이 생기고 취향이 형성되는 것이다. 


  필자는 효율적이고 빠른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글을 쓸 때도 길게 쓰는 것보다 핵심만 간단하게 전달하는 것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색은 분홍색이고, 싫어하는 색은 없다. 어느 색이든 각각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나의 눈에는 분홍색이 가장 예뻐 보이고, 분홍색이 주는 사랑스러움이 가장 좋을 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맛은 단맛이다. 그래서 크림이 듬뿍 올려진 디저트 종류를 좋아한다. 밤의 분위기보다는 아침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아침에 얻을 수 있는 활기찬 에너지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느낌으로 우중충한 날씨보다는 맑고 해가 쨍쨍한 날씨를 좋아한다. 거짓말은 들키지만 않는다면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거짓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모르는데 거짓말이 될 수 있을까? 나는 혼자 있는 것보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판타지 장르를 좋아한다. 소설이든 영화나 드라마든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이 나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내 마음이 향하는 대로, 향하는 데로 가면 된다. 어쩌면, 이미 본인 그 자체가 자신의 취향일 것이다. 지금까지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나를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조차도 어렵게 느껴진다면, 내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들을 나열하고 하나씩 이유를 찾아보면 된다. 그 이유가 주관이 될 것이다. 물론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사람도 당연히 존재할 수 있다. 주관이라는 것은 흑백논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두 개를 다 좋아하는 것이 주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애매한 것을 좋아하는 것도 그 자체로 취향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고 싶지 않고, 규정짓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게 그런 사람의 주관이다. 다만, 그렇게 생각해서 본인 취향을 정해 두지 않는 사람과 단순히 무관심한 사람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필자는 꼭 한 번 자신의 취향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을 추천한다. 취향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경향이고, 이는 주관으로 이어진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본인의 취향이 있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잘 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취향과 주관을 찾았다면, 그대로 나를 가꾸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나를 꾸미면 그게 개성이 된다. 그렇게 된다면 자존감도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나를 구성하니까.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주관이 있는 사람입니까?

                                                                                                                                                                                                                이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