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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03 호 [영화로 세상보기] 비극마저도 아름답다, 인생은 아름다워

  • 작성일 20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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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647
김지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1999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가족의 끈끈한 사랑을 담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세계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블랙 코미디이다. 앞부분은 귀도와 도라의 사랑 이야기, 뒷부분은 유대인이 겪는 고생들을 담으며 이를 유쾌하게 풀어 나간다. 단순 몸짓으로만 웃기는 것이 아니라 재기발랄하고 촘촘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는 점,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사랑에 의한 선의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영화가 더 슬프고 감명 깊게 느껴질 것이다.


  “안녕하세요 공주님!” 유대계 이탈리안 귀도는 로마에 상경하면서 일반계 이탈리안 도라와 사랑에 빠진다. 약혼자가 있는 도라지만 유쾌하고 진실성 있는 귀도의 모습에 약혼자와의 결혼식에서 도망친다. 그 후 둘은 단란한 가정을 꾸려 아들 조슈아를 낳는다.


  조슈아의 다섯 번째 생일, 집 안에 독일군이 들이닥쳐 귀도와 조슈아를 끌고 간다. 뒤늦게 소식을 안 도라는 자신을 귀도와 조슈아가 탄 기차에 태워 달라며 부탁한다. 그렇게 귀도, 도라, 조슈아가 끌려간 곳은 다름 아닌 유대인 수용소. 귀도는 유대인 수용소를 게임으로 둔갑시켜 1000점을 먼저 휙득하는 사람이 우승이라고 거짓말하며 수용소 생활을 시작한다.


  “진작에 말해줬어야 하는데 이건 다 게임이야. 이 게임에서 우리 모두가 선수야. 무슨 말인지 알지? 아주 잘 조직된 게임이지.” 아들을 위한 거짓말, “안녕하세요 공주님! 어젯밤엔 밤새 당신 꿈을 꿨다오. 영화를 보러 갔지. 당신은 내가 좋아하는 분홍 드레스를 입었고. 당신 생각뿐이라오, 공주님. 늘 당신을 생각하오.” 부인을 위한 사랑의 속삭임.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용소에서 갇혔어야만 했던 현실 속에서도 웃음을 주기 위한 귀도의 모습에서 가족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삼촌 뭘 어쩌겠어요? 기껏해야 옷을 벗기고, 날 노랗게 칠하고 ‘유대인 웨이터’라고 쓰겠죠.”, “유대인과 개를 싫어하니까 들어갈 수 없어. 모든 사람은 자기 맘대로 할 수 있어.” 를 통해 당시 유대인들이 받았던 차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유대인을 개와 동등하게 볼 정도로 박해받았다는 사실과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까지 차별하게 만들었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장학사님이 오늘 오신 것은 아주 훌륭하고 똑똑하신 과학자들이 발표한 ‘민족의 우월성’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가졌던 민족 우월주의가 반영된 장면으로, 학교에서 이를 가르치려는 모습이다. 이에 귀도는 민족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를 바라는 교장과 달리 “민족은 다 달라요 원래 그런 거죠”라며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다. 이 장면을 보고 난 뒤 현재 민족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인종차별이슈로 완전히 민족 우월주의가 없어지지 않았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이 영화에서 어떠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주인공의 태도를 보며 인생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고난과 역경마저도 인생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