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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698 호 [기자석] 위드 코로나, 보상심리를 경계하고 기회로 삼기

  • 작성일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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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905
이은영

  시험이 끝나면 온종일 놀아야 하고, 다이어트를 하면 치팅데이를 꼭 가져야 한다. 우울한 날은 달달한 디저트나 매콤한 음식을 먹어야 하고, 과제 등의 고난을 이겨내면 달콤한 열매가 있기를 바란다. 이렇게 사람들은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어떤 일, 특히 힘든 사건의 끝에 있을 보상을 바라고 있다. 이것을 ‘보상심리’라고 한다. 보상심리는 사막을 헤매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이다. 그러나 보상심리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보상심리로 인해 억눌려 있던 감정이 터져 나오면서 과한 행동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향은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11월 1일,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었다. 대략 2년의 시간을 대부분 집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가 봇물 터지듯 터지면서 많은 사람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로 인해 일주일 동안 거리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우리는 자유가 제한된 채 지나갔던 시간이 억울해서 지금이라도 보상받고자 기존보다 더 많은 약속을 잡고 더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SNS를 보면 대학가가 밤새 눈에 띄게 활기차고, 여러 명이 놀러 가는 일도 많아졌다. 단체 회식이나 엠티 등의 이야기도 나오는 등 그동안 사람과의 부족했던 친목과 교류에 대한 욕구를 한꺼번에 쏟아내고 있다. 이렇게 사람들이 코로나에 대한 보상심리를 갖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로 인해 겪고 있는 이러한 보상심리는 함정이다. 코로나로 인해 잃어버린 시간에는 오락 시간 외에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 역시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자기계발에 힘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사회적으로도 미래를 위해 하는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해외 봉사, 해외인턴 등 해외와 관련된 활동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동아리 활동과 대외활동을 할 수 없었다. 취업을 위한 활동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도 오랫동안 생각으로만 남겨두다 잊히기도 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간들은 잊고 오직 놓쳐버린 오락 시간에만 초점을 맞춘 채 보상에 빠져있는 것이다. 


  위드 코로나 기간을 오직 보상만을 위한 시간으로 보낸다면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또다시 자기계발의 시간을 잃게 될 것이다.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과거의 시간을 되새김질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과거에 대한 되새김질은 오히려 과한 보상심리만을 불러온다. 우리는 당장의 달콤함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보다는 오히려 위드 코로나 시기의 보상심리를 경계해야 한다. 더 먼 미래로 향하기 위해 보상심리에서 빠져나와 그동안 잃어버렸던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되찾아야 한다. 억제되었던 욕망이 분출되고 있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보상이 당장 눈앞에서만 행복해 보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더 먼 곳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