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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02 호 [드라마로 세상보기] 소년범죄를 심판한다, 소년심판

  • 작성일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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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341
김지현

드라마 <소년심판>, 2022 (사진출처: 넷플릭스)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조금은 격한 문구로 시작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은 촉법소년법을 바라보는 혹은 소년범을 바라보는 어른들(세상)의 시선을 담아놓았다. 소년범에게 피해를 당해 본 심은석 판사, 한때 소년범이었던 차태주 판사, 너무나 좋은 판사였지만 아들이 소년범이 되는 문제 앞에선 도리 없었던 강원중 판사, 편견 없는 재판이란 명분으로 감정을 빼고 속도전을 강조한 나근희 판사, 이중 과연 누가 옳고 그르냐가 아닌 이런 시선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소년범은 갱생이 불가하다고 믿고, 심지어 소년범을 혐오하는 심은석 판사는 자신의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소년범들이 더 악랄하고 잔인해진 모습으로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가벼운 처벌이 도대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를 보라고 한다. 심은석 판사가 한 말 중에서 “가정이, 그리고 환경이 소년에게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이나 다양한 선택지 중 범죄를 택한 건 결국 소년입니다. 환경이 나쁘다고 모두 범죄를 저지르진 않죠.”라는 부분을 보며 분명 좋지 않은 환경이 소년이 범죄에 노출될 확률을 높이나, 그렇다고 모든 소년이 범죄를 저지르진 않는다는 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소년범에서 판사가 된 차태주 판사는 소년범이 될 수밖에 없는 상처를 잘 알기에 소년범들을 따뜻하게 감싸려 한다. 차태주 판사의 “소년에게 비난은 누구나 합니다. 그런데 소년에게 기회를 주는 건 판사밖에 못 해요. 그래서 더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가 판사가 된 이유거든요”라는 부분을 보며 심은석과 차태주 판사 중 누가 더 옳은지를 가리는 것보다는 이런 판사들이, 혹은 어른들이 조화롭게 세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태주 판사가 소년범일 때 힘을 주었던 판사는 강원중 판사였다. 이 판사는 바르게 살아왔고, 기록했고, 늘 반성했다. 하지만 인생 마지막 목표를 향해 가는 길목에서 아들의 실수를 마주하게 되고, 판사직에서 내려오게 된다. 강원중 판사의 “문제는 법이 아니야. 시스템이지. 소년법의 초점은 교화야.”라는 부분을 보며 소년범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교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


  ‘소년심판’에서는 소년법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되는 대사가 많이 나오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보여줘야죠, 법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가르쳐야죠, 사람을 해하면 어떤 대가가 따르는지 자기 새끼 아깝다고 부모가 감싸고돈다면 국가가, 법원이 제대로 나서야죠.”, “나중에 재판 다 끝나고 나서 ‘아, 법 참 쉽네’라며 우습게 여기면 그땐 어떡합니까? 쟤들 커서 더 큰 범죄로 피해자들 계속 생겨나면 그땐 누가 책임집니까?”이다. 이를 통해 소년법의 무게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소년심판’에서 미성년자가 주민증을 위조해서 차를 렌트한 뒤 또래 청소년들을 태우고 음주 운전을 하다 신호를 위반하고 배달 오토바이를 친 사고를 다룬 내용이 있는데, 사람이 죽었지만 가해자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큰 처벌을 내릴 수 없었다. 이를 통해 ‘현행법이 정말 옳은 것일까?, 소년법이 과연 공평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드라마를 모두 보고 나면 한편으로는 왜 이런 처분이 내려지게 되는지 이해할 수도 있게 된다. 


  소년심판에서 다루는 범죄 사건 대부분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기에 그만큼 이 작품이 주는 교훈이 더 와닿는다. 소년법에 대해 생각해 보고 촉법소년법과 관련된 논쟁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을 추천한다.



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