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59 호 확대된 ‘문화가 있는 날’, 다양한 일상 속 혜택
▲문화가 있는 날 로고(사진: 지역문화통합정보시스템)
문화가 있는 날이란 문화기본법 제12조 제2항에 근거해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이다. 지난 2014년 1월 첫 도입 이후 매달 마지막 수요일마다 영화관, 공연장, 박물관 등 전국 2천여 개 문화시설에서 관람료 할인 및 무료 개방 혜택을 제공하며 국민적인 호응을 얻어왔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의 문화 체감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오는 4월부터 기존 매달 한 번 시행되던 혜택을 매주 수요일로 대폭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달 20일 문화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며 본격적인 제도 개편을 알렸다.
문화가 있는 날 제도 확대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사진: https://www.news1.kr/life-culture/general-cultural/6063913)
제도 확대에 따라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 수혜 기회는 기존 한 달에 단 하루에서 매주 수요일, 월 4~5회로 대폭 늘어난다. 무엇보다 공공 영역에서 제공하는 혜택의 체감 규모가 두드러진다. 창경궁, 덕수궁 등 평소 입장료를 지불해야 했던 주요 국가유산에 매주 수요일 무료입장이 가능해지며 전국의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자연휴양림 등 국공립 문화 및 휴양 시설은 개방 시간을 야간까지 연장한다. 이를 통해 평일 낮 시간에 문화생활을 누리기 어려웠던 직장인들이 퇴근 후 여유롭게 전시를 관람하거나 방과 후 학생들이 문화 시설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매주 열리게 된다.
전국 민간 및 공공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대출 권수 두 배 확대 서비스, 주요 테마파크와 스포츠 시설의 입장료 할인 혜택 등 다채로운 기획 프로그램이 매주 수요일마다 일상 곳곳을 채울 예정이다. 문체부는 단순히 기존 제도의 횟수만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층과 지역 사회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지원책도 함께 내놓았다. 경제적 부담 없이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저소득층을 위한 통합문화이용권과 청년들을 위한 청년 문화 예술 패스의 지원 규모를 한층 확대한다. 또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던 유명 공연과 전시의 지역 순회 개최를 대폭 늘려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수준 높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촘촘하게 구축할 것이라 밝혔다. 정책의 혜택과 관련해 더 자세한 내용은 지역문화통합정보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수치로 입증된 긍정적 변화
이러한 정책적 확장은 지난 10년간 숫자로 증명된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근거로 한다. 2014년 제도 도입 초기 28.4%에 불과했던 국민 참여율은 2024년 84.7%로 세 배 가까이 치솟았으며 참여 기관 수 역시 1만 5천여 개소에서 2만 1천여 개소로 크게 확대되었다. 영화 관람객의 경우 문화가 있는 날 이용객이 다른 평일 대비 29.6%나 많은 것으로 분석되어 정기적인 혜택 제공이 대중의 발걸음을 문화 공간으로 이끄는 강력한 유인책이자 문화 소비 활성화의 핵심 동력임이 입증되었다.
할인 혜택은 업계 자율, 정부는 근본적 재정 확충으로 상생 도모
제도의 수혜 범위가 넓어지고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제도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민간 문화업계가 떠안아야 할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논란이 되었던 부분은 대중의 참여도가 가장 높은 영화관 할인 혜택이다. 그동안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주요 극장가에서는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 상영하는 2D 영화를 7천 원에 관람할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왔다. 제도가 매주 수요일로 확대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계에서는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극장가에 매주 대폭적인 할인을 강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질문에 답하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취임 6개월을 맞아 기자 간담회를 하여 제기된 우려와 오해를 적극적으로 바로잡았다. 최 장관은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에 있었던 영화관 등의 할인 혜택도 매주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명백한 오해라며 선을 그었다.
정부가 민간 기업에 매주 할인을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없으며 전적으로 관련 업계가 시장 상황과 수익성을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할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대신 정부는 민간에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재정 확충을 통한 생태계 전반의 자생력 강화라는 상생의 해법을 제시했다.
일상이 문화가 되는 시대
매달 마지막 주의 단 하루에 그쳤던 문화가 있는 날의 확대는 일상이 문화가 되는 시대를 향한 중요한 제도 변화다. 무료 관람, 연장 개방으로 공공 영역에서 문턱을 낮춘 혜택들은 국민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해낼 것이다. 민간 업계 역시 단순히 할인이라는 방식에만 얽매일 것이 아니라 다채로워지는 문화 주간을 맞이해 정부와 함께 풍성한 기획과 새로운 상생 모델을 발굴하는 데 힘써야 한다.
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