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45 호 독립영화 관객 증가…독립예술영화관을 찾아서
최근 박스오피스 10위권 내에 예술영화인 <서브스턴스>가 진입하고 누적관객수는 상업영화 천만관객과 맞먹는 50만에 달했다. 더불어 <아노라>, <더 폴: 디렉터스 컷>, <브루탈리스트>와 같은 해외의 독립·예술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독립영화의 관객은 늘고 있지만 영화마니아들이 주로 즐기던 독립·예술영화관은 대형 멀티플렉스에 비해 접근성이 낮다. 일반 영화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티켓값과 감각적인 공간이라는 장점을 가진 학교주변의 독립영화관을 소개한다.
서울캠퍼스 주변 독립예술영화관, 에무시네마
경복궁역에서 15분정도 걸어가면 작은 카페와 경희궁 숲 사이에 자리잡은 ‘에무시네마’를 발견할 수 있다. 에무시네마는 복합문화공간 에무에 소속된 하나의 기관으로 1층에는 ‘카페 에무’, 지하 1층과 2층에는 각각 ‘PANTA GARAGE’라는 이름의 공연장과 ‘갤러리 에무’가, 영화관은 2층과 3층에 있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에무시네마 전경(사진: 에무시네마)
15세기 인문학자 에라스뮈스의 약칭인 ‘에무’는 엘리트들의 위선을 비판한 우신예찬에서 ‘약함은 생명의 은상이요, 상처 속에 우주가 있다’로 그의 사상을 이해한다. 엘리트주의를 비판한 에라스뮈스처럼 최고의 인문적 문화예술은 대중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라는 모토를 삼는데, 오래된 미래를 현재의 도시 생활에서 진화한 현재형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에무시네마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신작뿐만 아니라 영화관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특별한 기획전으로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극장보다 OTT의 선호가 높은 요즘이지만 관객의 절반 이상이 20대고 전체 관객의 75%가 35살 미만이라는 차별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 때 실내 상영공간 제한으로 인해 에무시네마가 마련했던 옥상 야외상영 기획전인 ‘별빛영화제’는 여름시즌에 진행되는 에무시네마의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또한 관람한 영화 포스터와 같은 굿즈를 제공하거나 ‘카페 에무’에서는 영화의 분위기를 닮은 음료를 판매하며 대형 멀티플렉스와의 차별점을 얻기 위한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에무시네마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관객들에게 취향을 발견하고 깊이 있는 사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별빛 영화제 포스터(사진: 에무시네마)
천안캠퍼스 주변 독립예술영화관, 인디플러스 천안
인디플러스 천안은 2016년 11월 25일 설립된 독립예술영화전용관으로 충남 유일의 독립예술영화관이다. 독립 영화 배급 및 관람객 활성화는 물론이고 충남 지역의 보편적 영상 문화 향유권 확대에 대한 시민들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1개의 관으로 운영되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하루 1~2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휴관일은 매주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과 법정 공휴일이다. 격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야간 상영을 진행하고 있어, 늦은 저녁 영화 감상을 즐길 수 있다. 인디플러스 천안은 천안시 동남구청과 천안시 청소년 수련관 근처인 천안시 영상미디어센터에 있다.
▲천안에 위치한 인디플러스 천안 전경(사진: 천안문화재단)
진행 프로그램
인디플러스 천안은 영화 상영은 물론이고 다양한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GV(GV 상영회와(Guest Visit, 관람객과의 대화, 감독/배우/영화 평론가 등이 영화에 대한 해설 및 관객의 질문을 받으며 관람객과 대화하는 장),대학생 연합 상영회, 시네마 테라피 특강, 우리 가족 영화관, 무료 시사회 등 여러 행사를 진행했다. 작년 9월에는 제1회 천안 인디 접근성 영화제(CIAFF)를 개최했다. ‘너나 나나 쌤쌤’을 슬로건으로, 신체적 차이에 관계없이 모든 관객이 동등한 환경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배리어 프리 자막과 음성 해설을 포함한 영화를 상영했다. 또한 영화 감상 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 모임 ‘플러스무비’도 운영 중이다. 참가자들에게는 다과와 커피를 제공하며, 참석자에게는 인디플러스 천안 무료 예매권을 증정한다. 인디플러스 천안은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천안 인디플러스 진행 프로그램, 왼쪽부터 GV, 제1회 천안 인디 접근성 영화제(CIAFF), 플러스무비 (사진: 천안 인디플러스 공식 인스타)
독립예술영화관의 미래
독립예술 영화 유행에 따라 상영 공간인 독립예술영화관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독립예술영화관은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아닌, 영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행사, 음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영화를 단순히 관람하는 기존의 영화관에서 벗어나, 색다른 경험을 쌓고 추억의 장소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한 독립예술영화관만의 특징은 OTT의 등장으로 어느 곳에서나 영화를 볼 수 있게 된 지금 시대에 영화와 관련된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각광받는 장소가 될 것이다.
김지연, 변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