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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745 호 24절기, 조상들의 지혜로 준비하는 봄 건강

  • 작성일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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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842
신범상

  곧 있으면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춘분‘이다. 양력 3 20일은 24절기의 네 번째 절기인 춘분으로이날은 태양의 중심이 하늘의 적도에 오는 날이며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다.이즈음부터 완연한 봄으로 진입하는데이럴 때 일수록 환절기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요즘 젊은 세대 대부분이 잘 알지 못 하는 24절기와 환절기 건강 대처법을 알아본다


24절기란?


  24절기는 계절적 구분을 위해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1년을 24개의 날로 정한 것이다.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1년 동안 공전하며 황도(지구의 입장에서 태양의 위치가 하루에 1도씩 바뀌며 생기는 길을 의미) 상의 위치를 기준으로 15도씩 나눈 것으로, 24절기는 과학적인 시간 구분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24절기를 음력 기준으로 오해하지만, 24절기는 양력 기준이다. 그래서 매년 동일한 날짜로 고정되어 있으며, 4년에 한 번 윤년의 영향을 받아 날짜가 바뀌는 경우에는 하루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절기 계산 방식은 다음과 같다. 24절기 X 15도 = 30도


  가장 첫 번째 절기는 2월 4일 ‘입춘’으로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이후로는 2월 19일 우수부터 시작해 경칩, 춘분, 청명, 곡우까지가 봄의 절기이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은 5월 5일로 ‘입하’라고하며,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까지가 여름의 절기이다. ‘가을의시작’은 8월 7일에 해당하는 ‘입추’이며,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까지가 가을의 절기이다. 11월 7일 ‘입동’은 ‘겨울의 시작’을 의미하며,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까지 겨울의 절기로 마무리된다. 


▲ 24절기표 (사진:https://www.alimi.or.kr/board/a/season/selectSeasonalDiv.do)


24절기의 역사


  24절기는 고대 중국 주나라 때 화북 지방의 기후에 맞춰 처음 고안된 것으로, 태음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그 당시에는 달의 운행을 바탕으로 하는 태음력이 이미 있었지만 달의 모양을 통하여 계절에 따른 날씨의 변화를 쉽게 체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고대 사회부터 농경 사회였던 동아시아권에서는 계절의 변화를 쉽게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고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절기를 새롭게 만들었다. 이후로부터 동아시아권에서 쓰인 역법은 흔히 알고 있는 태음태 양력이 되었고 그 중 태양력이 절기에 의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무렵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이전에는 음력을 중심으로 농사를 지었는데 중국과 마찬가지로 음력은 기후를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양력의 요소인 24절기를 도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원래 24절기는 중국의 기후에 맞춰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세종 집권기에 농사직설 등을 편찬하여 우리나라의 풍토에 맞는 것으로 수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한국의 기후와 정확하게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조금은 있는 편이다. 그래서 기후에 완벽하게 맞지는 않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왔다가 얼어 죽었다’라는 속담이 있기도 하다. 


24절기 의의와 특징


  24절기는 농경 사회였던 우리 사회에 농사의 기준이 되는 매우 중요한 날이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 이 정도로 세밀하게 계절을 알리는 날을 만들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24절기는 농업적 활용뿐만 아니라 기후를 예측해 그에 맞는 풍습을 형성하는 데에도 기여한 중요한 문화이다. 한편, 24절기에는 삶의 지혜가 보인다. 


  가장 첫 번째 절기인 입춘에는 집 문설주에 ‘입춘대길’과 같은 글귀를 붙여 한 해의 행운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다. 춘분에는 논밭을 갈기 시작하고, 곡우에는 봄비가 내려 곡식이 자라는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시기여서 농사가 본격화된다. 여름 중 하지는연중 낮이 가장 긴 시기이며, 소서에는 논매기가 시작되고 대서는 가장 무더운 시기로 시원한 음식으로 더위를 견딘다. 가을 중 추분에는 곡식을 거둬 햅쌀로 밥을 짓고, 상강 전에는 추수를 모두 끝내고 농작물을 저장해야 한다. 겨울을 알리는 입동에는 김장을 하며, 소설에는 월동 준비를 시작한다. 동지는 밤이 가장 긴 날로 팥죽을 먹어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날이며, 추위가절정에 달하는 대한으로 겨울의 절기가 끝난다.


봄철 환절기 건강은 어떻게?


  아직까지 남아 있던 추운 날씨가 지나가고 봄이 완전히 찾아오려고 하는 시기가 되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이 오면 활동량도 늘어나고 추울 때 보다 기분도 더 상쾌해지지만 일교차와 미세먼지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조상들도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는 ‘춘분’에는 건강에 유의했다고 한다.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비슷해지는 이 시기에는 생체 리듬이 깨지기 쉬우므로 낮에 햇볕을 충분하게 쬐고 제철 채소들을 먹으려 했다. 요즘의 환절기에는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비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고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조상들의 지혜에 따라 비타민이 많은 달래나 냉이와 같은 봄철 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날씨가 건조하기 때문에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중요하며, 오이나 토마토와 같은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4절기는 단순한 날짜 구분을 넘어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중요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자연의 변화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활을 조절한 지혜의 결과물이다. 요즘과 같은 봄철 환절기에 24절기의 지혜를 따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 계절을 더욱 지혜롭고 알차게 즐기면 우리에게 온 봄을 상쾌하게 맞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