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45 호 새학기와 함께 찾아오는 ‘스프링 피크’
▲천안캠퍼스 벚꽃축제(사진: http://www.traveli.co.kr/read/contentsView/3049/0)
새 학기가 시작되며 캠퍼스와 거리는 점점 활기를 띠고 있다. 영하로 내려가던 날씨도 3월로 들어서자 점차 온화해지며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한껏 봄이 다가왔음을 알린다. 그러나 봄이 주는 설렘 속에서 더욱 우울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 불리는 이 시기의 특수한 변화 때문이다. 계절이 바뀌면서 생기는 다양한 현상은 우리의 일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새 학기와 함께 찾아오는 ‘스프링 피크’ 현상을 살펴보고, 변화와 대비책을 알아본다.
스프링 피크란?
‘스프링 피크’(Spring Peak)는 연중 봄철에 자살률이 가장 높은 사회적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의 최근 3년 자살률을 보면, 2021년 3월과 2022년 4월, 2023년 5월에 가장 높았다.
스프링 피크가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봄철 우울증’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봄철 우울증은 심리‧사회적 요인과 관련 있다. 입학‧졸업‧취업 등 변화가 많은 봄에 적응을 못 하거나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스프링 피크의 원인과 예방책
첫째, 깨진 약속 효과로 인해 봄철 심리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봄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기대를 품게 만드는 계절이지만, 막상 현실은 기대만큼 변화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기대했던 봄의 약속이 깨지면 심리적 절망감이 커지고, 무너진 마음이 우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봄철 스트레스와 실망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충분한 공감과 위로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소진 후 에너지 효과가 역설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부추길 수 있다. 겨울 동안 우울과 무기력 속에서 지쳐 있던 사람들이 봄이 되면서 에너지를 회복하게 되는데, 이때 오히려 자살을 실행할 힘을 얻는 경우가 있다. 활력을 되찾는 계절이지만 동시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주변에서 자살 경고 신호를 잘 알아차리고 세심한 관심과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감정 불안정과 동요가 증가하면서 조울증 환자를 비롯한 감정 조절이 어려운 사람들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늦봄과 초여름에는 조울증 환자의 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봄의 강한 자극이 감정 동요를 일으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정신 건강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감정 조절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스트레스 호르몬과 면역 반응도 봄철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꽃가루로 인한 염증 반응이 증가하면서 신체적 불편함이 커지고, 이는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유발하여 우울감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신체 건강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충분한 휴식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받을 수 있는 상담 알아보기
우울증이 의심되거나 도움이 필요한 학우들은 우선 우리 학교의 학교상담센터(H213, I102)를 이용할 수 있다. 학생상담센터에서는 개인상담, 심리검사, 집단상담 등을 운영하며, 모든 상담은 비밀이 보장된다. 학생상담센터는 서울캠퍼스 학생회관 213호(H213)와 천안캠퍼스 한누리관 102호(I102)이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된다.상담을 원할 경우 전화(서울: 02-2287-5328, 5329, 5333 / 천안:041-550-5539)로 문의하거나 직접 방문하면 된다.
개인상담은 신청 후 접수 면접과 심리검사를 거쳐 상담사가 배정되며, 주 1회 50분씩 진행된다. 심리검사는 검사 후 1~2주 뒤 해석상담을 받을 수 있어 자신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집단상담은 홈페이지나 학내 게시판을 통해 공고된 내용을 확인한 뒤 신청할 수 있으며, 유사한 고민을 가진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총 10시간 내외로 운영된다.
더불어 보건복지부에서 시행되는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을 이용할 수도 있다. 만 19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을 대상으로 전문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여 심리적 건강을 회복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득 기준 없이 신청할 수 있으며, 자립준비청년과 보호연장아동은 우선 지원된다. 상담은 총 10회기로 진행되며, 바우처를 통해 비용이 지원된다. 신청은 거주지 행정복지센터 또는 복지로(www.bokjiro.go.kr)에서 연중 가능하며, 서비스 제공기관은 전자바우처포털(www.socialservic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봄은 많은 이들에게 활력을 주는 계절이지만, 동시에 심리적·신체적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2년 이상 봄철마다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한다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어, 앞선 현상을 겪고 있다면 혼자 이겨내는 것보다는 주변 사람들이나 전문의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변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