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45 호 다이소 열풍, 대중을 사로잡은 이유는?
아성다이소는 1997년 1호점을 시작으로 균일가 정책을 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인 다이소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오프라인 매장 수는 직영점 1022개, 가맹점 497개로 총 1519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다이소는 초저가 제품을 내놓으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다이소의 인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가격 메리트'이다. 아울러 제품의 질도 높고 유행을 빠르게 선도하며 시즌별 상품도 내놓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다이소에 열광하는 이유를 살펴본다.
파이어족을 사로잡은 저렴한 다이소
다이소가 소비자에게 제품을 값싸게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마케팅 비용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흔히 광고라고 할 수 있는데, 광고를 하지 않으니 그 비용으로 제품의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제품 홍보 대신, 제품의 질을 높이니 자연스레 입소문이 나서 SNS로 빠르게 퍼져나가 홍보가 되고, 이른바 ‘다이소 품절 사태'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파이어족은 젊은 나이에 경제적 독립을 이루고, 조기 은퇴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경제적 불안정과 정년에 대한 불확실성, 물질적 풍요보다는 미니멀리즘의 유행 등의 여러 사회현상으로 인해 파이어족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파이어족은 저축을 중시하고 물건의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경제적 안정성을 가지기 위해, 극단적인 절약과 저축, 투자를 통해 자산을 빠르게 축적한다. 이들에게 생필품을 최대 5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다이소는, 파이어족 맞춤형 가게인 것이다. 특히 다이소는 제품 절반 이상이(2016년 기준, 한국 제품 70%) 한국에서 생산되었기에 가격이 싸도 제품의 품질을 믿을 수 있다.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을 저렴한데 품질까지 좋게 파는 다이소가 이들에게 인기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FOMO족부터 모든 세대를 사로잡은 다이소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 다이소가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또한 거의 모든 것을 판매하고, 유행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게다가 유행을 선도하기 때문이다.
유행을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FOMO(Fear Of Missing Out) 족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유행을 따라가며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고 안심한다. 귀찮고 조금 부담되는 유행도 다이소가 값싸게 제공해 주니 FOMO족에게도 다이소는 맞춤형 가게가 되었다.
예를 들어, 작년에는 모루 인형이 유행했다. 모루 인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루를 사고, 단추를 사는 등 귀찮음이 따랐기에 모루 인형 공방까지 생겨났었다. 그런 와중에 다이소는 발 빠르게 모루인형 키트를 출시했고, 많은 인기를 얻었다. 키링으로 가방 꾸미기가 유행했을 때에도 열쇠고리부터 인형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았다. 그리고 코스메틱까지 진출해 유행을 선도하기 시작했다. 다이소가 내놓은 저렴한 버전 리들샷(피부 재생에 도움이 되는 제품)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품절을 겪고 있고, 유명한 화장품 회사들과도 콜라보를 진행하며 현재는 ‘다이소 뷰티템으로만 화장하기'같은 콘텐츠들이 올라올 정도이다.
다이소가 내놓는 시즌별 상품도 인기가 많다. 특히 다이소의 봄 시즌에는 다양한 벚꽃 관련 콜라보 제품이 나오는데, 예쁘고 저렴해서 봄시즌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 봄 시즌뿐만 아니라, 겨울 시즌, 크리스마스 시즌이 있으며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와 같은 기념일에도 초콜릿을 쉽게 만들 수 있는 키트를 제공한다. 그리고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하는데, 그중 디즈니와 함께한 콜라보는 디즈니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다이소 2025 봄봄 (사진: 다이소 홈페이지 https://daiso.co.kr/brand/product/season/89 )
다이소는 젊은 세대들은 유행으로 사로잡았고, 중장년 층은 제품의 질로 사로잡았다. 청소도구나 전자제품, 캠핑용품, 취미용품 등 거의 모든 제품군을 낮은 가격, 높은 품질로 판매하기에 SNS에서는 ‘다이소에서 이런 것도 팔아주면 좋겠다.’ 콘텐츠가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다이소에 아파트, 자동차가 있었으면 좋겠다.”와 같이 사용하며 비싸고 쉽게 사지 못하는 것들을 다이소에서 싸게 팔아달라는 장난식 농담으로 사용된다. 다이소는 다 있소~란 말처럼 무언가 사야 할 일이 있을 때, 다이소에 있는지 찾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다이소 열풍, 앞으로의 전망은
다이소의 인기에는 가성비를 좇아 유명브랜드의 대체품을 찾는 '듀프'도 한몫 했다. 듀프는 복제라는 뜻의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의 줄임말로, 고가 브랜드의 대체제로 저가 브랜드의 비슷한 상품을 찾아다니는 소비 행태를 뜻한다. 예시로 다이소 화장품 라인의 손앤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은 샤넬 립 앤 치크 밤과 비슷한 색감, 약 20분의 1 정도의 가격으로 인기다.
▲샤넬 치크 앤 밤(왼쪽)과 다이소의 손앤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오른쪽) (사진: 서울경제 https://www.sedaily.com/NewsView/2GOTADV0I1)
2월 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의 매출액은 2019년 2조2362억원에서 지난해 3조 4604억원으로 54.7% 증가했다. 다이소는 고물가와 대비되는 저렴한 판매 가격으로 더욱더 인기다. 정부는 2024년 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2023년 대비 2.3%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물가가 계속해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이소몰의 인기 급증 (사진: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30702191)
불안정한 국내 정세로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커지자 소비자들은 더욱 더 저렴한 상품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초저가로 인기를 끌며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였지만, 품질과 어려운 환불 절차,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으로 인기가 꺾였고, 일정 품질을 보장하며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다이소가 고물가로 위축된 시장에서 살아남고 있다.
오도연 기자, 이은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