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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상

[평론 부문 심사평]

  • 작성일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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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473
김현지


  올해 상명대 학술상 평론 부문에는 총 12편이 투고되었다. 응모작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작년이나 재작년과 비교해 향상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가운 일이다. 반면 비교적 고른 수준의 응모작이 여러 편이었기 때문에, 당선작을 제외한 가작과 입선작을 최종적으로 선정하는데 다소간의 망설임과 어려움이 있었다는 사실 또한 밝혀둔다. 전적으로 본 심사자 한 명의 최종 판단이므로, 다른 분이 심사하셨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심사 과정과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 편안함과 불편함의 호접지몽 속에서’를 당선작으로 확정하는 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국내외 영화 평단의 폭넓은 호평을 받은 영화이자, 본 심사자에게도 올해 보았던 가장 인상적인 영화들 가운데 한 편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유대인 대학살을 주도하는 책임자와 그의 가족들의 일상을 중심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만드는 이 영화는, 그만큼 분석할 만한 요소들이 풍부하고 복합적이다.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 편안함과 불편함의 호접지몽 속에서’는 핵심적인 분석 요소들의 논리적 재구성, 분석에 필요한 개념들과 분석 내용 사이의 설득력 있는 상호 조응, 논지를 풀어나가는 문장과 표현의 정확함과 적절성 등에 있어서 다른 응모작들에 비해 뚜렷하게 한 수 위였다. 


  가작인 ‘고전의 대중화 - 사이먼 스톤의 <벚꽃 동산>을 중심으로’는 오늘날 연극의 위상과 가치에 대한 진지한 사고가 돋보이는 응모작이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길지 않은 글에서 논리적으로 상충하는 부분이 발견되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이먼 스톤이 이른 나이에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 작업을 통해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는 초반부의 서술 내용과, 한국에서 공연한 <벚꽃 동산>의 피상적인 대중성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이어주는 매개적인 논지가 있었더라면, 더 매끄럽고 설득력 있는 논지를 전개할 수 있었으리라는 판단이다. 


  ‘2035년, 가까운 듯 먼 미래에서 공존을 모색하며 - 영화 <아이, 로봇>을 감상하며’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점점 더 인간의 삶, 사회의 작동 방식의 일상적 구성요소가 되어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진지한 비판적 성찰이 돋보이는 응모작이다. 그런데 영화 자체에 대한 분석과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한 역사적이고 기술적인 분석이 유기적으로 결합 되지 못한 점은 결정적인 아쉬움으로 남는다. 


  선정되지 못한 응모작들 가운데 그 자체로 의미 있다고 평가할 만한 응모작들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본 심사자는 평론에 활용된 이론적 개념들의 정확하고 분명한 규정, 작품 분석에 있어서 개념의 적절하고도 구체적인 적용, 분석 논지의 논리적 재구성과 가독성 등을 최종적인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특히 가독성에 있어서, 비문이나 오탈자 및 띄어쓰기 등의 문제가 없는 정확한 문장 또한 최종적인 평가 요소였다. 12편의 응모작들 가운데 비문, 즉 주술 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문장, 혹은 양자의 관계가 모호한 문장, 오탈자, 띄어쓰기 등의 기초적인 요소들이 문제가 되지 않는 응모작이 더 적었다는 점은, 작년이나 재작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고의 추상화 수준 혹은 개념 활용의 난이도가 높은 문장과, 주술 관계가 뒤얽힌 장문의 문장이 전혀 비슷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언급해 둔다.



프랑스어권지역학전공 정의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