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교과서의 원형을 만나다, 『심상소학독본(尋常小學讀本)』 전 7권 완역 출간
=일본 문부성이 편찬한 근대 일본의 대표적 독본 교과서 완역
=한국 최초 근대 교과서 『신정심상소학(1896)』의 저본으로 근대 교육사 연구의 핵심 자료
=수신, 역사, 지리, 이과 등을 아우르는 종합 교재이자 점진적 학습 확장을 꾀한 나선형 구조
경진출판은 1887년(메이지 20년) 일본 문부성이 편찬한 소학교용 검정교과서 『심상소학독본(尋常小學讀本)』 전 7권을 완역하여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성윤아(상명대 교수), 권희주(건국대 조교수), 박효경(한양사이버대 교수), 고유진(상명대 연구교수) 등 근대 일본어학과 문화, 교육사 전문가 4인이 공동으로 역주를 맡았다.
■ 근대 교육의 출발점이자 식민 교육의 아픈 역사를 담은 이중적 텍스트
이번에 완역된 『심상소학독본』은 일본이 메이지 유신 이후 교육을 국가 통합의 핵심 수단으로 삼아 천황 중심의 국가의식과 실용적 지식을 갖춘 근대적 국민 양성을 목표로 편찬한 종합 교재이다. 수신(도덕), 지리, 역사, 이과 등 다양한 과목을 포괄하여 학생들에게 종합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이 교과서의 교육 체계와 구성 방식은 한국 최초의 근대 교과서로 꼽히는 조선 학부 편찬 『신정심상소학』(1896)의 저본이 되었다는 점에서 한국 교육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조선은 이 교과서를 참고하면서도 자국의 전통과 역사적 서사에 맞게 내용을 재구성하여 수용했다.
동시에 이 교과서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의 역사와 위인을 소개하고 충성심을 주입하는 등 일제의 식민 지배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악용되었다. 따라서 본 영인·번역본은 한국 근대 교육의 출발점을 이해하는 기초 자료임과 동시에 식민 교육의 뼈아픈 역사를 되짚어보는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 발달 단계에 맞춘 체계적인 나선형 구조
총 7권으로 구성된 『심상소학독본』은 아동의 발달 단계에 맞춰 내용과 문체를 점진적으로 심화시키는 합리적 교수법을 반영했다.
○저학년 과정(권1~권2): 일상적인 소재와 친숙한 구어체를 사용하여 근면, 정직 등 기초 도덕성과 생활 규범을 이솝우화 및 전래동화 등을 통해 배운다.
○중학년 과정(권3~권4): 구어체에서 점차 문어체(독서체)로 전환되며, 공동체 의식과 기초 과학, 역사적 인물 일화 등을 통해 사회성과 이성적 접근을 기른다.
○고학년 과정(권5~권6): 본격적인 이과(자연과학) 지식과 근대 산업 지식을 다루며, 국내를 넘어 세계 각국의 인물과 서사로 시야를 확장한다.
○최종 과정(권7): 수신, 지리, 역사, 이과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최고 난이도로, 고난을 극복한 인물들의 일화를 통해 근대 시민으로서의 가치관과 지식의 총체를 완성한다.
이번 완역판 출간은 원전 접근이 어려웠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두 나라의 교과서 간 대응 관계와 교육 이념의 변용 과정을 텍스트 기반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써 동아시아 근대 교육사 연구의 새로운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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