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과와 나
- 작성자 황해솔 (2013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2091
안녕하세요, 교육학과 졸업생 황해솔입니다.
먼저 교육학과의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많은 선후배님과 사십여년의 시간을 추억할 기회를 주신 것으로도 굉장히 영광스럽습니다. 앞으로의 시간에서도 교육학과의 동문들이 더 많은 의미들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그런 학과가 되었으면 합니다.
무엇으로 교육학과와 저희의 시간을 추억해야 할지 고민한 바, 교육학과가 제게 남긴 DNA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4년의 시간동안 저희가 단지 전공지식만을 남기지는 않았겠지요. 학우들과 어울리며 만든 추억들을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며, 교수님들의 가르침으로 오늘을 만들고 계신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각자가 기억하는 교육학과의 DNA가 다르실 겁니다. 여러분은 무엇으로 교육학과의 DNA를 아로새기셨습니까?
제가 새긴 DNA를 말씀드리기 이전에,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간단히 설명 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모기업의 인사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채용 담당으로서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다행히 직업 만족도가 높습니다^^)
졸업 후 고작 3년이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업의 특성상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역량으로 멋진 인생을 살아온 분들도 계시고 때로는 낮은 곳에서 시작하시어 높은 곳을 향해 매일같이 오르신 분들도 계셨지요. 모든 개인에 서열을 매기는 것에 전부 동의할 수는 없지만, 한정된 자리에 더 우수한 분들을 모셔야 하는 것이 제 일이기에, 저는 모든 면에서 더 매력적인 분들을 선발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선발된 분들에게서는 공통되는 특징들을 있었지요.
소위 눈길을 끌고 마음이 가는 분들입니다. 누군가의 눈길을 끌고 마음을 얻는 분들은 타인과는 다른 분명한 매력이 있습니다. 채용을 확정하는 티켓 같은 것은 없지만, 매력적인 개인은 분명 호의적인 대우를 받습니다. 선한 인상을 가지신 분이나 훌륭한 언변을 가지신 분들, 호인의 면모를 가지신 분들이 보통 그러합니다. 갑자기 매력적인 사람이란 것이 교육학과와 무슨 상관이 있냐 하시겠지만, 저는 저희 교육학과를 경험하신 분들에게 이런 매력적인 DNA가 새겨진다고 믿습니다.
우리 모두는 교육을 공부하며 한 번쯤 교육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리라는 마음을 먹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조금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학생들을 지도하고, 평생을 조금 더 나은 곳을 향해 공부하는 사회가 되도록 우리 모두 고민하고 공부해보았을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고민과 공부들이 결국 교육학도들을 선하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들지 않나 싶습니다. 선한 꿈을 꾸고 모두를 위한 마음으로 공부한 4년의 시간이, 우리 교육학과 동문들을 조금 더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우리를 고민하는 마음이 어디 가겠습니까. 교육학과에는 그런 선하고 매력적인 피가 흐르고, 덕분에 사회로 던져진 우리들이 조금 더 호의적인 모습으로 세상과 마주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교육학과와 함께하며 배우고 느낀 바가 많겠습니다만, 지금 이 순간 저를 움직이는 가르침은 하나입니다. ‘무얼하든 정의롭게 살라, 자신의 삶이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 가르침 주신 교수님 덕분에 살면서 마주하는 갈등의 순간에서 부끄럽지 않게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설이 길었습니다만, 그래서 제가 새긴 교육학과의 유전자도 그런 매력이겠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정의로운 인생을 사는, 그런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교육학과에서 배운 그런 매력들을 부끄러워 소리내 말하지 못할 선후배님들을 위하여, 우리 모두 매력적인 모습으로 잘 살고 계시노라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감히 선후배님들을 대신하여, 가르침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교육학과의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