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는 청춘이었다
- 작성자 정태윤 (2016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1879
2016년 신입생 예비대학에서 누군가 내게 질문을 던졌다.
“교육학과는 뭐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교육이 아니라 교육학을 배우는 곳입니다.”
그 순간의 분위기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
교육은 진정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혹자는 교육을 통해 인간을 변화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게 단언컨대, 교육학과는 내 삶의 방향을 바꿨다. 교육에 대해 배워나가기 전 나는 교육학에 크게 관심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학생이 아니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학교생활이 그저 즐겁고 내신과 학원, 모의고사와 수능에 지쳤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교육학과를 지망하지도 않았고 교사를 꿈꾸지도 않았다. 그저 순수하게 직장을 위한 대학진학이 아니라 더 새롭고 깊은 학문을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보통의 학생이었다. 비록 그 구체적인 방향성은 모를지라도, 내가 하는 공부를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모호하고 추상적인 꿈을 가진 풋내기였다. 교육학과에 입학하게 된 계기도 수시원서 접수 시기 담임선생님과 부모님의 권유가 아니었더라면 원서를 접수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랬던 내가 수시전형으로 유일하게 합격한 곳이 상명대학교 교육학과다.
내게 교육학과는 20년간 살아왔던 사고방식과 다른 시선으로 개인과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해주었던 장(Field)이었다. 소수만 듣고 대답하는 중·고등학교의 일방향적 수업이 아니라 모두가 둘러앉아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강의가 있었다. 새내기의 호기로운 소감이었지만 “이게 대학교지.”라고 생각했다. 매 강의마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배움과 깨달음의 즐거움을 처음으로 맛볼 수 있었다. 교육학이 가진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은 모두 배웠던 지식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동기들을 만난 덕에 가능했다. 동기사랑 나라사랑이라고 했던가. 내가 대학생활에 정을 붙이고 약간의 방황(?) 끝에도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전적으로 동기들 덕분이다. 말과 행동으로 잘 표현은 못했을지라도 누군가 대학에 들어와서 얻은 것 중 제일 가치로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사람, 즉 동기들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것이다. 내 대학생활의 꽃은 동기들이다.
동기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그립다. 1학년 교직과 적성 시간 전 사범대 잔디밭에서 보냈던 그 싱그러움이 그립고 그때의 때 묻지 않은 해맑음과 웃음소리가 그립다. 한강으로 나들이 나가 돗자리 펴놓고 강바람 맞으며 나누던 그 때의 경치와 공기가 그립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그대들이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이전과 같이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애쓰고 있을 그대들을 생각하며 글을 적는다. 항상, 응원한다.
서두에 교육이 진정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질문을 던졌었다. 절대적 진리는 없을지 몰라도 같은 방향으로의 꿈을 꾸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들과 함께한다면 인간은 변화한다. 교육학과에서 나는 교육을 통한 희망을 꿈꿀 수 있었고 좋은 이들과 함께한 소중한 추억을 마음에 품을 수 있었다. 올해는 40주년이지만 교육을 통해 사람이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나아갈 수 있는 교육학과가 되길 소망한다.
또한 각자 삶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실 교육학과 선후배 학우님들, 응원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과 불편함이 있으실텐데 모두 건강하시길 바라고 각자의 삶에 좋은 나날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