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교육학과
- 작성자 이성윤 (2018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1734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제 장래희망은 교사였습니다. 그 이유는 학창 시절 내내 좋은 학교와 좋은 선생님 그리고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은 저에게 특별한 공간이었고, 나중에도 학교에서 학생들과 재밌게 소통하면서 지낼 수 있는, 그리고 제가 받았던 것처럼 학창 시절에 좋은 추억을 남겨줄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이렇게 교사가 꿈이라고 선생님들과 친구들 모두에게 얘기하고 다녔지만, 공부와는 거리가 먼 학생이었습니다. 그냥 학년이 올라가고 남들처럼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고 시험만 보면 자연스럽게 대학에 가는 줄 착각하고 친구들과 놀기만 바빴습니다. 착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첫 수험생 때 지원한 곳 모두 떨어지면서 재수를 했고, 그 뒤에도 결과가 좋지 않아, 삼수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3번의 수험생활 끝에 상명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입학을 하고 2학년이 된 지금, 교육학과에서 들었던 전공수업 모두 특별했지만 그중 몇몇 특히나 기억나는 수업들이 있습니다. 먼저 정영근 교수님의 ‘교육학개론’이 제가 가진 교육에 대한 관념들을 새롭게 바꿔준 수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발표를 준비하고 동기들과 토론을 나누고 매주 프로토콜 과제를 작성하면서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저의 생각을 재고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남들 앞에서 제 의견을 내세우는 게 힘들었던 저는 강의시간마다 엄청난 긴장 속에서 말을 꺼내곤 했고, 학기 초반 교수님께 ‘선생님!’이라고 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매주 작성하던 프로토콜 과제도 매번 시간에 쫒겨 허겁지겁 제출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느껴졌던 것만큼, 교사를 꿈꾸던 저에게 교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특히나 프로토콜은 관성처럼 남아 2학년에 올라와 수업을 들을 때,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고, 나의 생각 또한 적을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영근 교수님과 여러 교육학과 학우들과 했던 ‘인문학 세미나’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가끔이라도 책을 읽는 좋은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장덕호 교수님께 들었던 ‘교육과 법’과 ‘교육복지론’이 떠오릅니다. 교직 이외에도 제게 교육에 관하여 더 넓은 견문을 제시해 준 수업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먼저 1학년 1학기 교육과 법을 수강할 때 준비하였던 발표는 아직까지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발표를 위해 수십 장이 넘어가는 많은 양의 판결문을 찾아 읽어갈 때 ‘대학의 와서는 이런 공부도 하는구나’하고 정말 흥미롭게 준비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1학년 2학기 때 2학년 과목인 교육복지론을 수강하면서 기말고사 대체 과제로 저만의 첫 연구 보고서를 작성할 때 에도 제 이름을 달고 ‘학교 내 장애인 편의시설에 관하여’란 주제로 설문지를 돌리고 분석해가며 작성하였던 연구 보고서는 정말 엉망투성이인 졸작이지만 요즘에도 찾아 다시 읽어볼 정도로 의미 있었던 과제인 것 같습니다. 교사만 꿈꾸고 사범대에 입학한 저에게 더 많은 꿈을 안겨준 수업들이었습니다.
이외에도 교육학과 전공 수업 중 1학년 내내 수강하였던 장석진교수님의 강의와, 복학 후 수강하였던 이원석교수님의 교육평가까지 다 얘기하고 싶지만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물론 앞으로 수강하게 될 강의까지도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끝으로 교육학과의 교수님들은 물론 저희 동기들과 선후배님들, 학생회 친구들한테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지만 글 쓰는 재주가 없어 다 표현하지 못하고 끝내야 한다니 아쉬울 뿐입니다.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얘기하자면 교육학과 올해부터 졸업고사가 졸업생의 대학생활 동안의 성장과 성과를 공유하는 ‘졸업 포트폴리오 발표화’로 변경된 점도 얘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아직 졸업까지 거리가 멀었지만 올해 1학기 저의 동기들과 선배님들의 졸업 포트폴리오 발표회를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재학생 입장에서 동기들과 선배들의 지난 대학생활을 돌아오며 앞으로의 계획과 진로 등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니, 저 또한 졸업할 시기가 왔을 때의 모습 상상 해보며 느낀 점이 참 많아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해당 발표회 때 교수님과 졸업생 외에도 수많은 재학생 분들이 참여해 주셨는데 그분들도 또한 같은 마음으로 선배들의 발표를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교육학과 40주년 행사도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은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는 재학생과 졸업하신 선배님들에게도 뜻깊은 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순간의 기념행사가 아닌, 교육학과의 기념이 될 만한 행사가 되어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순간이 되고, 선후배 간의 소통이 더욱 활발해지는 그런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매 순간 저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주는 교육학과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좋은 교육자를 양성하고 좋은 인연들을 만나게 해주는 공간이 되었으며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