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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제 712 호 교내 흡연 갈등, 개선 방안은?

  • 작성일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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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흡연권 vs 혐연권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에브리타임 교내 흡연 문제 반응


  최근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을 뜨겁게 달군 주제가 있다. 바로 “흡연”이다. 교내 비흡연자 학우들은 담배 냄새에 대한 불쾌감을 호소하고, 반대로 흡연자 학우들은 캠퍼스 내에서 편하게 담배를 피울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학교 측은 캠퍼스 환경 조성을 명목으로 금연 구역과 흡연 구역을 분리하면서 두 집단 사이의 갈등이 다소 해결되는 듯했지만, 서울캠퍼스 기준 자하관과 제1공학관 사이 금연 구역에서 다시 마찰을 빚었고, 최근 이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 교내 흡연구역 대폭 축소 청원 (출처: 상명대학교 에브리타임)


  천안 캠퍼스 에브리타임에서는 지난 9월, 총학생회 해들 청원으로 ‘학교 내 흡연구역의 대폭 축소’가 건의되었다. 학생들이 다니는 주요 통로에 흡연 구역이 마련되어 있어 비흡연자들이 통행에 어려움, 야외 휴식 공간 사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이유이다. 그러나 흡연자로서는 갑작스러운 흡연구역 축소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해당 청원은 해들 총학생회 국장 회의로 넘어가는 기준인 공감 200개가 넘지 못하여 추가로 논의되지 못하였다.



▲ 최근 화제 된 흡연 관련 글 (출처: 상명대학교 에브리타임)


  이뿐만이 아니라 11월 8일, ‘흡연자 학우들이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였다. 해당 글은 17일 기준 공감 86개를 달성하며 꾸준히 공감 수가 늘고 있다. 글의 내용은 한누리관 주차장 쪽 흡연구역에 담배꽁초가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는 문제를 지적하며 학생 개개인도 환경 미화에 협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담겨 있다.


  문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논쟁이 장기화하며 다소 감정적인 싸움으로 번지면서, 문제 해결이라는 본질을 잃고 바람직한 토론이 이뤄지기 힘들어졌다는 사실이다. 학보사에서는 이러한 불편 사항을 인식하고, 흡연 환경을 개선해나가며, 양극으로 치닫는 집단 간의 충돌을 해소하기 위한 양측의 입장과 방책까지 조명해보려 한다.


▲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 흡연구역 위치 (제공: 상명대학교 관리팀)



교내 흡연실 미비 vs 완비


  서울캠퍼스에서의 흡연 구역은 각 건물 옥상에 있다. 옥상에는 약 2평가량의 흡연 부스가 설치되어 있고, 그 가운데에는 재떨이가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흡연 부스가 있음에도 옥상은 하나의 ‘흡연 메카’가 되어버렸다. 협소한 공간은 흡연자들이 부스 바깥으로 나오게 하는 원인이 되었고 비흡연자들에게 옥상은 이용하기 불편한 공간이 되었다. 

  혹자는 ‘옥상’이라는 환경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상에서 옥상까지 가야 하는 수고로움 때문에 흡연자들이 지상에서 담배를 찾는다는 논리다. 다리가 불편한 학생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에서는 강제로 금연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지상 흡연 구역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천안캠퍼스에서의 흡연 구역은 재떨이가 있는 쓰레기통 주변이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제4항에 따라 실내 흡연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실외에서만 흡연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비흡연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환경 미화를 위하여 건물 외곽 또는 인적이 드문 곳을 임의적인 흡연 구역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실상은 재떨이가 없어도 쓰레기통 주변, 인적이 드문 곳은 흡연 장소가 되기 일쑤이다. 재떨이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KB관 앞, 셔틀버스 정류장 주변은 학생들의 흡연 장소가 되곤 한다.

  특히 비흡연자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는 장소는 한누리관 앞 흡연구역이다. 입구에 위치된 점, 유동 인구가 많은 점, 담배 연기로 인해 주변 벤치 이용이 어려운 점 등의 불편 사항이 제기되고 있다. 



비흡연 구역에서 금연, 이루어지고 있을까

  사실 흡연 구역 내에서만 흡연이 이루어진다면,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에 상호 존중하는 정도로 그칠 수 있을 것이나, 실상은 다르다. 


  교내 곳곳에는 금연 구역이라고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에 버젓이 재떨이가 있다. 이는 흡연자들이 무의식적으로 흡연할 수 있는 곳이라고 인식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서울캠퍼스의 서대문 08 버스정류장 부근은 공적 장소 인근이라는 법적 근거로 제재할 수 있음에도 지속적인 감시가 어려워 실제로 처벌이 이루어지기는 힘들다. 밀레니엄관 에스컬레이터 부근에서도 담배 연기로 고통을 호소하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천안 캠퍼스의 KB관 앞, 계당관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장소는 학생들 사이에서 암묵적인 흡연 장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해당 위치에는 학생들의 캠페인을 통해 환경 미화가 이뤄지고 있다. 캠페인을 통해 관리가 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흡연 공간으로 인식되는 장소가 확대된다면 흡연 구역은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지게 될 것이다.


  ‘처음이 어렵지’라는 말이 있듯, 한 명만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 그 머릿수는 우후죽순 불어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 뿌리를 뽑아야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흡연 구역 개선 방향성은

  위 검토 내용을 바탕으로, 학보사는 흡연 구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서울캠퍼스 컴퓨터과학과 15학번 최치원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학우는 흡연자임에도 ‘편하게 담배를 피우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어려운 경기에 뛰어들었다. 교내 금연 구역이 임의로 설정한 것일 뿐 법적인 효력이 없으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식 개선밖에 할 수 있는 게 없겠다고 생각해 공론화를 선택했고, 결국 중요한 것은 학우들의 참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흡연자들의 고충을 이야기하는 한편 비흡연자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부스를 확대하는 대신에 옥상을 전면적으로 흡연구역으로 바꾸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옥상 바닥이 침과 담배꽁초들로 점철되어 있었다는 점을 들어 학교 측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지상에서의 흡연 구역 설치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설치되는 편이 낫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은 ‘흡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안을 고려하고 있을까? 서울캠퍼스 학생복지팀과의 통화에서, ‘학교에서도 해당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시설관리팀과 함께 금연 구역에서의 재떨이를 치우겠다’는 의견을 돌려받았다.


  상명대학교 관리팀과 천안 캠퍼스 흡연 구역 조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결과, 담당자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우선, 흡연 구역 조정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으며 구역 개수 대신 구역 범위를 조정하는 방향성임을 밝혔다. 흡연자 학우들의 복지와 구역 축소로 과도한 길거리 흡연 부작용을 고려하여 흡연 구역에서 흡연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흡연 구역 조정은 학생복지팀의 협조가 필요한데, 이러한 협조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앞서 언급되었던 한누리관 앞, 흡연 구역 조정 역시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한쪽은 쓰레기통, 한쪽은 흡연 구역으로 이용하고 있으나 제대로 구분이 되지 않았다.’며 ‘해당 구역 쓰레기통을 하나로 줄이거나 모이게 하여 범위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전에도 흡연 구역이 조정되는 사례가 있었다. 테니스장 앞에 있는 흡연 구역이 스포츠 융합 학부의 요청으로 옮겨졌고 운동장, 스포츠센터 사이에 있는 흡연 구역이 통행로에 있어 범위 이동이 있었다. 학교 복지팀과 관리팀은 관련 민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고, 결국 이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의견 피력’ 덕분이다.


  모든 바탕에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목소리가 필요하다. 에브리타임 커뮤니티를 통한 간접적인 소통보다는 교내 복지팀에 전화를 해보는 등의 적극적인 소통이 효과적이다. 개인이 교내 복지팀과의 소통이 어려울 경우, 총학생회를 통해 의견을 펼치는 것 역시 학교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담배는 기호품이므로, 흡연은 무조건 막을 수 없는 자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비흡연자 또한 담배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이 양립하는 가치를 포괄하기 위하여, 사회는 마땅히 흡연권과 혐연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이와 동시에 우리는 높은 시민의식으로 말미암아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강민지,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