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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12 호 [영화으로 세상 읽기] 길 위에서 화합을 운전하다. 그린 북

  • 작성일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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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934
장원준

 [영화으로 세상 읽기] 길 위에서 화합을 운전하다.  그린 북


영화 <그린 북> / 2018


   영화 포스터를 보면 너무 나도 다른 두 사람이 한 차를 타고 있다. 천재 피아니스트로서 매너와 지식을 겸비한 흑인 피아니스트, 이에 다르게 지식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백인 운전사, 둘은 성격도 다르고 피부색도 당연히 다르다. 그런 두 사람이 미국 남부 콘서트를 위해 몇 주간 같이 지내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시작한다. 바로 이 영화 "그린북"에서 말이다.


   영화 그린 북은 The Negro Motorist Green Book'(흑인 여행자들이 출입할 수 있는 숙박 시설, 음식점을 지역별로 모아놓은 책)과 인종차별이 만연한 1960년대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1962년 뉴욕 브롱스에 사는 토니 발레롱가는 나이트클럽 경호원으로 일하며 모든 문제를 주먹으로 해결하던 남자이다. 이후 실직하고 구직 하는 중 천제 흑인 피아니스트 돈 설리의 운전사로 취직하게 되고 인종차별의 특히 심하던 남부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두 사람의 관계에 주목해봐야 한다. 영화에서 두 사람은 고용주(돈 설리)와 피고용자(토니)로 이루어진 관계이며 피부색이라는 근원적인 요소가 아닌 고용된 상태라는 역전의 상황을 맞이한다. 물론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듯 어떤 요소로도 사람을 상 하 관계로 나누는 것을 옳지 않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은 지위와 상반된 상황이므로 반드시 그 부분을 주시해서 보아야 한다.


   영화 <그린북>은 위와 같이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시절, 인종차별이 만연하였던 그 시절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이 이루어졌던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화합의 장면들은 가히 아름답고 정겹다. 하지만 영화의 배경이 된 시점에서 약 60년이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에서는 타 인종에 대한 차별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2020년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이 사망한 사건을 봐도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 영화 그린북은 이 시점에서 돌아봐야 할 아픈 과거의 기록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그 당시 아픔을 기억하고 차별의 연속에 끌려가지 않도록 영화를 통해 되짚어 보면 좋을 것이다.



 

  장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