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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상

소설 부문 심사평

  • 작성일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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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929
김지현

소설 부문 심사평

심사위원 강옥희 교수 (국어교육과)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등 SF적 상상력을 자극하던 소재들이 등장했던 예년에 비해 올해 학술상 소설 부분에 응모한 대부분은 개인적인 삶의 내밀한 편린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다. 글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글을 쓰는 일은 개인의 내밀한 욕망과 그것을 해방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예년과 다른 응모자들의 작품에서 볼 수 있었다. 올해 학술상 소설 부분에 응모한 작품들은 총 9편으로 문학적 형상화 등 소설로서 구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작품들을 제외하고「그만두세요」를 가작으로 「포항행 직통열차」를 입선으로 선했다. 


  「그만두세요」는 달이 지구에 닿기까지 50년, 달리 말하면 지구멸망을 50년 앞둔 지구에서 50년 후 지구의 존재와 그 인류가 성취한 역사의 기록을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우주선을 띄우기 위해 데이터를 선별하는 나사 프로젝트에 참석하게 된 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구의 멸망이라는 상상력은 새롭지 않으나 지구멸망에 대비한 프로젝트 이야기와 아버지의 사망 후 마라톤을 시작한 어머니와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는 변화와 속도에 대한 성찰이 흥미롭다. 「그만두세요」는 응모작들 가운데 가장 매끄럽게 글을 풀어내고 있다. 그러나 내가 수행하는 작업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다층적인 의미를 조금 더 명료하게 전달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겨 가작으로 선한다. 


  「포항행 직통열차」는 열차 안에서 만난 정체모를 여성의 시선을 경험하고 변해가는 다채로운 감정의 변화를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문장이나 형식적 완결성이 아쉬움을 남기지만 분발의 의미에서 입선에 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