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1]
각자의 심야식당
201810003 역사콘텐츠학과 김민채
‘심야식당’ 1- 5화를 시청하며 이 식당은 도대체 뭘까, 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작품을 접하기 전엔 식당의 주인과 손님 모두 각자의 속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매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사연이 있지만, 중간 중간 정말 딱 밥만 먹고 가거나 거의 시청자처럼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반적인 손님도 존재했다. 그런 오묘한 반전과 현실성이 나의 시각을 문화적인 요소보다는 작품의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도록 이끌었다.
우선 가게의 운영시간인 12- 7시는 낮에 출근하는 “일반적인”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방문하기 어려운 시간이다. 거기에 ‘뭔가 하다 만 느낌이 들어서 어딘가 들리고 싶은 밤에’라는 작품 속 대사를 함께 생각해보면, 등장인물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위의 말처럼 일과를 마치고 들린 사람들. 엑스트라와 5화의 토야마, 3화의 오챠즈케 시스터즈를 들 수 있겠다. 두 번째는 “일반적인”직장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 조직에 소속된 류, AV배우인 오오키, 노래를 좋아하는 미유키가 있다. 감히 추측컨대, 직업에 상관없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어른’들이 각자 마음속에 하나씩 품고 있는 소중한 기억, 꿈, 속사정 등등을 위하는 이야기를 연출해내기 위한 인물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2화. 노래를 좋아하는 미유키의 이야기다. 세세한 복선과 연출이 돋보였다. 여기서는 일본의 문화도 하나 배울 수 있었는데, 토호쿠 지방에서는 밤에 가다랑어포와 간장을 올린 것을 ‘고양이 맘마’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미유키가 ‘고양이 맘마’를 먹는 것에서부터 이미 작중에서 그녀는 고양이로 비유되고 있었다. 또, 아직 마스터의 사연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양이 맘마’라는 표현을 바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그 또한 토호쿠 지방과 연관이 되어있을 거라고 추측해본다. 작사가가 미유키에게 선물해준 노래인 ‘헤매는 고양이’는 아예 미유키가 고양이라고 대놓고 알려준다. 덕분에 ‘고양이에게 간장은 좋지 않다’라는 복선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병사라는 갑작스러운 전개가 놀랍긴 했지만, 그녀의 삶에서 ‘간장’과 같은 의미를 지닌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지 그리고 마지막에 간장을 뺀 식사를 대접한 마스터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등등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긴 에피소드였다.
2화를 시점으로 이 식당은 도대체 뭘까, 하는 생각이 점점 강해져 감과 동시에 ‘근처에 저런 식당이 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손님들은 이 식당에서 꿈을 이루기도 하고, 마냥 그리워하던 과거와 그 과거 속의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삶의 자세를 배우기도 하며 더 성숙해져 간다. 즉, 등장인물들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어도 식당이 주는 느낌과 의미가 개개인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다. 가게의 위치는 어째서 신주쿠인지, 시대적 배경은 방영 시기와 같은 2009년인지 등등 작품을 더 접해가면서 심야식당을 알아가야겠지만, 절대 현실 속에 존재할 수 없는 식당이라는 생각은 분명하다. 극단적인 예시로 분명 한국이었으면 아무리 2009년이라 해도 어떻게든 인터넷에 올라와 화제가 되었으리라 본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인데, 작가의 기획의도가 바로 이런 점 같다. 사람들에게 매체를 통해서라도 이런 공간을 제공하는 것. 그렇기에 등장인물도 다양하고, 모두가 한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옴니버스 형식을 택했다고 느껴진다. 필자가 글의 제목을 ‘각자의 심야식당’으로 한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작품 속 문화적 요소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여러 가지 궁금증들이 많이 일었다. 아무리 가게가 좁고, 혼자 온 사람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바 테이블 형식이어도, 남의 음식에 그렇게까지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보는지가 첫 번째. 물론 식당의 메뉴가 그 인물의 삶을 나타내주는 도구이긴 하지만, 본래도 사람과 사람 간에 그렇게 개방적인지 궁금하다. 이 궁금증은 처음에 등장한 스트리퍼 여자분이 버젓이 다른 손님들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에서 극에 달했다. 일본의 식당 예절을 더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오챠즈케. 전에 다른 일상 요리 관련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입맛이 없는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오챠즈케를 먹었다. 여기서는 그런 점이 ‘단순함’으로 등장한다. 밥에 차를 붓고, 원하는 토핑을 올려 먹는다. 조리과정도 간단하고, 액체와 함께 훌훌 넘길 수 있는 음식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콩나물국밥과 비슷할까. 물론 밥 + 액체로 이루어진 음식을 젓가락으로만 먹는다는 점 또한 언제 봐도 새롭고 놀랍다. 하지만 필자가 더욱 의문을 품은 부분은 엑스트라가 오챠즈케 시스터즈에게 한 말인 “30대 여자 셋이서 오챠즈케라니.”이다. 일본 남녀노소가 즐기는 음식인줄 알았는데, 한국에서의 햄과 소시지처럼 ‘어린아이 입맛’을 나타내는 음식일까? 확실히 애니메이션 작품 속에서도 청소년 친구들이 먹은 것으로 보아, 오챠즈케도 조금 더 알아볼 필요성을 느꼈다.
[감상문 2]
일본문화 스터디 : 심야식당 감상문
201810040 허신우
심야식당은 음식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지만 화려한 음식이 거의 나오지 않으며, 고독한 미식가에 비해서도 일상적이고 단순한 음식들이 많이 나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고독한 미식가가 정말 음식자차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라면 심야식당은 음식을 주제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다루는 것이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손님들이 와서 음식을 주문하며 자연스럽게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 익숙함과 기시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감자샐러드가 나오는 화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요인물은 AV배우로서 일본문화엔 이런 문화가 많이 발달했지만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직업이 드물고 이를 식당에 앉아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에 약간 거리감을 느끼며 일본 문화를 알 수 있는 반면에, 내적인 내용은 부모에게 살아있을 때 잘하자, 효도하자와 같은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기에 친밀하게도 다가와서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친구와 싸우고 나서도 결국은 화해하는 내용이라던가, 고로상이 다시 사랑을 찾아 하고다테로 돌아가는 점들도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누구나 좋아할 만한 해피엔딩 요소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5개의 에피소드가 모두 좋은 내용만 나오고 해피엔딩만 나오진 않았다. 드라마가 음식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을 다루는 만큼 다소 슬픈 내용들이 나오며 역시 사람들의 인생은 모두 해피엔딩일 수 없다는 점을 담담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오오키는 자신이 어머니에게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을 후회 하며 결국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마주하게 됬으며, 미유키는 자신의 꿈을 이루었지만 결국 투병 끝에 사망하는 등 슬프기도 하며 이는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충분히 존재하는 일이기에 감정이입이 잘되며 공감하며 사람들의 인생을 잘 보여준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인생에는 해피엔딩 베드엔딩이 있는 것처럼 이 두 부분을 잘 보여줬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일이 나쁜일이 될 수 있고, 나쁜일이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드라마에 보여줘서 인상 깊었다. 특히 고로상의 이야기가 이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떠돌이’라는 것은 고되고 힘든 것으로 묘사된다. 이런 ‘떠돌이’가수인 고로상이 일을 하다 손을 다친 것은 정말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지만, 그로 인해 그는 ‘떠돌이’인생을 청산하고 과거에 자신의 사랑을 찾아 하고다테에 ‘정착’했기에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떠오른 것이다. 이렇게 불운한 일로 떠돌이 인생을 청산하고 결말에 정착을 한다는 점에서 레옹이 생각나며, 마틸다가 레옹의 화분을 가지고 다니며 떠돌이 생활을 했지만 결국 화분을 심고 정착생활을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드라마에 나오는 소소한 음식들의 경우 내가 먹어본 적이 있는 음식이 나올 때 정감이 가고 이에 관련된 기억이 떠오르며 배고파졌다. 예전에 부산에 갔을 때 ‘고옥’이라는 식당에서 히츠마부시를 먹은적이 있는데, 자리에 히츠마부시를 맛있게 먹는 법이라고 써있고 그 방법 중 하나가 오차즈케로 먹는 것 이었다. 맛이 담백했지만 특별히 맛있다곤 못 느꼈었는데, 그래도 우리나라에선 오차즈케가 자주 음식이 아니다 보니 기억에 남아있게 되었다. 그리고 드라마내에 손님들이 돈지루를 자주 시켜먹는데, 일본 갔을 때 정말 돈지루가 흔한 일상식라는 느낌은 받은 것이 기억났다. 요시노야나 마츠야같은 프랜차이즈부터 많은 식당에 돈지루를 팔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교토에서 아침을 먹을 때 간 식당이었었다. 그곳엔 밥을 소, 중, 대로 가격을 다르게 받고, 그릇에 따로따로 담겨있는 반찬이랑 돈지루 같은 국에도 각각 가격이 붙어있어 원하는 만큼 가져와 계산해 먹는 곳이라 그곳에서 먹었던 돈지루가 기억났다.
[감상문 3]
일본문화 스터디 – 심야식당 1화 ~ 5화 감상
201910042 홍슬기
심야식당 1화 ~ 5화를 보았다. 음식이 주가 되고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는 줄 알았는데 반대였다. 음식보다는 사람 사는 내용이 주 내용이었다. 헌데 식당의 특성 탓인지 다른 드라마에서는 접하기 힘든 직업군이 많이 나왔다. 단 5화뿐이었음에도 야쿠자, 게이바 사장, 스트리퍼 댄서, 엔카 가수, AV배우, 떠돌이가수, 음식평론가 등이 나왔다. 하나같이 드라마에서 보기 흔치 않은 직업들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직업은 엔카 가수였다. 한국도 최근에 트로트가 다시 인기를 얻은 것처럼 일본에서도 엔카가 여전히 불리고 있음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엔카라고 하면 아주 저화질의 7~80년대 영상이 떠올라서 깨끗한 화질로 젊은이가 엔카를 부르는 걸 보고 있으니 좀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애초에 엔카를 들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엔카가 흘러나오는 모습 자체로 심야식당을 통해 별별 경험을 다 한다 싶었다.
다른 직업들은 그냥 펑범하다고 생각된 직업도 있었지만 성과 관련된 직업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국 드라마에서도 동성애자나 화려한 화장을 한 남성이 나오는 걸 본 적이 있지만 게이바라는 명칭이 나온다거나 그들의 사랑얘기가 다뤄진 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놀랐다.
특히 동성애자 아저씨가 야쿠쟈 아저씨를 사랑하는 내용은 그저 감탄스러웠다. 이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드라마에서 소재로 쓰이고 있다는 게 굉장히 개방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대단하게 느껴졌다.
개방적인 성문화가 좋게 느껴진 것도 있는 반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도 있었다. 커플의 키스신과 스트리퍼 댄서, AV배우의 일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장면들이다. 15세 연령가로 괜찮은 건지, 굳이 보여줬어야 하는 장면이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한국과 다른 일본의 문화라면 문화겠지만 이렇게까지 방송을 해도 정말 괜찮을까 걱정이 될 정도라 약간 부담스러웠다.
음식으로 넘어가면 익숙한 음식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음식도 있어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비슷한 음식은 계란말이와 감자 샐러드였는데 계란말이를 초밥가게에서 먹는 건 그냥 계란말이, 소바가게에서 먹는 건 다시계란말이로 각 메뉴에 따라 계란말이 종류를 명확히 구분해 놓은 건 신기했다. 다시국물이 들어간다고 하는 데 계란찜을 만들 때 다시 국물을 넣는 건 봤어도 계란말이에 넣는 건 못봐서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완전 새로운 음식은 고양이 맘마와 오차즈케, 버터라이스였다. 고양이 맘마는 처음에 정말 고양이 밥을 말하는 줄 알고 뭔가 하다가 찾아봤는데 고양이에게 잔반을 주듯 가쓰오부시, 간장 등의 잔반을 맨 밥에 올려 먹는 간단식이라고 한다. 맨 밥에 가쓰오부시라니 맨 밥에 김가루같은 느낌인가 싶었다. 그리고 가쓰오부시를 무채를 썰 듯 포를 떠 만든다는 걸 알게 됐다. 신기했다. 오차즈케는 알고 있는 음식이었지만 볼 때마다 놀랍다. 밥에 물 말아먹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차도 싫어해서 그런지 도대체 무슨 맛일지 궁금하다. 국에 말아먹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까? 버터라이스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무슨 맛일까. 한국에서도 버터밥이라는 걸 들어보긴 했지만 비빔밥에 버터가 살짝 곁들여진 걸로 기억하는데 심야식당에 나온 버터라이스는 정말 맨 밥에 버터, 간장뿐이라 버터와 밥을 어쩌다 합칠 생각을 했는지 알고 싶다. 맛이 상상도 안 간다.
여러 모로 충격적인 게 많은 드라마였다. 정확히 하자면 충격적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게 많았던 것 같다. 매화, 매화 놀라움의 연속이었지만 웬만한 다른 일본 영화,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는 내용들이라고 생각돼서 일본 문화를 알아보는 데에는 도움이 된 것 같다.
[감상문 4]
일본 문화 스터디 심야식당 감상문
202010017 윤수희
심야식당은 가끔가다 보았을 뿐이었고 나는 고독한 미식가를 더 자주 보았다. 심야식당을 제대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1화부터 꽤 자극적인 소재가 나와서 놀랐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려고 그런가 싶었다. 생각해보니 제목부터가 심야식당이니 야쿠자라던가 스트리퍼, AV 배우같이 낮에는 보기 힘든 직업들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스트리퍼가 옷을 벗는 장면이나 AV의 장면은 굳이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냥 음식 드라마인 줄 알고 보다가 깜짝 놀랐다. 모자이크 없었으면 굉장히 큰일 날 뻔했다. 밤에 보려다가 배고파져서 결국, 그냥 자고 오늘 저녁 먹으면서 봤다. 밥 먹고 있는데 먹고 싶었다. 쉽게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서 더 먹고 싶었다.
심야식당은 음식이 중심인 고독한 미식가와 달리 음식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야쿠자와 오카마의 사랑 이야기라던가 AV 배우의 어머니 이야기라던가 직업은 흔하지 않지만, 이야기는 모두 흔한 것이었다.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고 느꼈다. 슬픈 일도 있고 기쁜 일도 있고 잘 끝난 일도 있지만 슬프게 끝난 일도 있다. AV 배우의 어머니 이야기는 보다가 울 뻔했다. 내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부모님의 주름도 깊어져 가는데 드라마에서 어머니가 치매에 걸렸다는 내용을 보고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울 뻔했다. 두 분 다 정신 쪽은 멀쩡하지만, 나이가 드시면서 여기저기 아프신 곳이 많아 걱정된다. 진짜 있을 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를 보며 먹고 싶은 음식이 많아졌다. 보통 일식이라고 하면 초밥이나 비싼 일식집이 생각나서 고급지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심야식당에서는 일본 가정식이 나와서 더 새로웠던 것 같다. 일본의 가정식이라고 하면, 오차즈케랑 연어구이, 된장국밖에 몰랐는데 고양이 맘마라던가 오차즈케 위에 여러 가지를 올려 먹는 등 처음 보는 음식들이 나왔다. 가쓰오부시를 갈아서 쓴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가쓰오부시가 마치 나무토막처럼 보였다. 나도 먹고 싶었다. 버터라이스는 아버지도 좋아하셔서 알고 있었다. 최근에는 먹지 못했지만 아마 몇 년 전에 먹은 적이 있을 것이다. 드라마를 보니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아 심야식당이 음식과 관련된 드라마로 유명한 이유를 깨달았다.
지금도 감상문 쓰면서 드라마 내용을 생각하다 보니 입에 침이 고인다. 드라마가 끝나고 해당 화에 나온 음식을 만드는 법에 대한 팁이 나오는데 등장인물이 너무 밝게 말해서 좀 여운이 깨진다. 특히 AV 배우의 이야기로 씁쓸했는데 배우가 밝은 톤으로 어드바이스를 말해서 좀 깼다. 한편으로는 분위기를 환기시켜 준 것 같아 좋기도 했다. 가능하다면 모든 시리즈를 보고 싶다.
[감상문 5]
일본문화 스터디: 심야식당 감상문 1~5
202010018 윤정윤
심야식당이라는 제목에 매회마다 음식을 소제목으로 다루지만 이 드라마의 주제는 음식이 아닌 단연코 사람이다. 계란말이, 오차즈케, 버터밥 같은 요리라고 하기에도 무안한 간단하고 언제 누구나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이 주로 등장한다. 심야식당의 주인장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어주면서도 별다른 말을 첨언하지 않는다. 조용히 평소의 먹던 음식을 만들어 주거나 용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네는 것이 전부다. 배경같은 인물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평범한 직업을 가진 평범한 사람과 트로트 가수,술집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야동배우 같은 사람들이 함께 등장한다. 나는 이러한 직업 종사자들이 하나도 특별하지 않다는 듯이 자신의 직업을 말하고 경험을 말하는 것에 인상 깊었다. 대단히 개방적이고 직설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심야식당을 배경을 삼은 이유가 이러한 개인들을 더 자연스럽게 조명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란 생각가지 들었다.
특히 야동배우의 이야기에서는 초반의 여성의 신체를 모자이크 한 것을 무색하게 이후 일하
는 장면이나 암시가 너무나도 적나라해서 충격적이었고 영상을 잠시 멈추고 계속 봐야하나 고민했다. 심야식당에 오는 사람들이 이런 곳에서 개방적인 건가 일본의 문화가 성적으로 개방적인 문화인가 혼란스러웠다. 15세미만 시청자에게 적절한 장면은 아니었다.
일본의 엔카는 고등학교 때 처음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 원어민 선생님께 좋아하는 일본노래가 무엇이냐고 물어봤을 때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이상한 억양으로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틀어주셨다. 우리는 그 영상에 이게 뭐냐고 야유를 보냈지만 선생님은 진심이라는 듯이 조용히 노래를 따라 부르셨다. 나는 그때 그게 일본의 엔카라는 장르의 음악이란 것을 알게되었고 생각보다 향유층의 폭이 넓다는 것 또한 알았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미유키라는 여자가 식당의 문을 들어왔다 쏜살같이 나가는 장면에서 가수를 하기에는, 특히나 어린나이에 엔카가수를 하기에는 수줍음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수줍음이 있을뿐 가게의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받은 가사로 바로 노래를 만들거나 하는 모습에서 꿈에서 만큼은 불도저같은 사람이라고 부럽다고 느꼈다. 어린시절에는 남부러운 차나 집을 가지고 멋지게 사는 것이 진자 성공한 삶이고 멋진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자신에게 솔직하고 꿈이나 뜻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하는 삶이 진짜 의미있고 멋진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떠돌이 가수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떠돌이 가수의 소울푸드인 버터밥은 어린시절에 먹어본 적있는 음식이다. 나는 간장인 아닌 김치랑 같이 먹었는데 느끼함을 김치가 중화시켜주는 듯한 맛이 있었다.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일이 끝나고 저녁이 되면 모자와 양복을 차려입고 낡은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모습이 꼭 성공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고 나도 저렇게 좋아하는 것에 있어서는 지치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소울푸드는 나이가 많건 성공했던 실패했던 간에 모두가 하나씩 가지고있다. 버터밥편에 등장하는 부자남성도 집에서는 셰프가 만들어주는 스테이크를 먹지만 가게에서는 밥에 버터 한 조각 올릴 뿐인 소박한 음식을 먹으며 눈물을 흘린다. 심야식당은 모두가 퇴근한 후 저녁이 되어서야 문을 연다. 이곳에 모이는 손님들은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가게를 방문한다. 그건 단순하게 허기짐이 아니라 사회생활에 지친 마음을 채울 무언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