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비교과 우수 후기 공모전(필리핀 어학연수)
- 작성자 정희도
- 작성일 2019-02-14
- 조회수 3677
영어 그 이상의 가치를 배우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영어를 기본 소양으로 생각하며, 토익, 토플, 스피킹 등 다양한 어학점수 취득과 자격증 취득을 위해 노력한다. 왜냐하면, 영어가 만국 공통어가 되었기 때문에 타국 여행을 가도, 회사에서 업무를 보더라도, 심지어 내 전공인 컴퓨터도 원어로 배우면, 영어로 배우는 만큼 전 세계에서, 중요시 되는 능력으로 평가된다. 나는 중학교 3학년 까지 야구선수를 꿈꾸며, 운동부에서 운동을 했던 터라, 다른 학우들에 비해 공부에 관심이 많지 않았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며, 다시 공부를 하게 되었지만, 냉장고가 영어로 무엇인지도 모르는 나에게는 영어는 도저히 공부하기 너무 어려운 언어였다. 결국에는 내 자신과 타협하여,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만 공부를 하게 되었고, 수능시험에서는 영어 30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상명대학교에 입학한 2014년도에 모의 토익을 보고 영어 분반을 나누게 되었는데, 맨 마지막 반에 배정되는 일도 있었다. 항상 수업을 들을 때면, 구글 번역기를 켜두었다, 프린터를 보아도 뜻을 몰라 읽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가까운 시일에 군대를 가게 되었고, 군대 내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나가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매일 단어를 외우는 습관을 들였다. 전역 후 많은 단어 학습으로 전보다 영어를 보기는 편해졌지만, 영어의 문법을 이해하지 못해, 결국에는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 이었다.
몹시 답답했고, 영어라는 벽이 내 앞을 가로막는 기분에, 더욱더 영어를 공부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학교 공지에 있는 당시 입학사정관팀에서 하는 프로그램인 필리핀 해외어학연수 공고가 올라왔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여, 무료로 하는 프로그램이었기에, 본래의 해외연수에서 드는 비용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고 당시 내게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지원을 하게 되었다. 많은 학생들이 신청하여 경쟁률이 높을 거라 생각했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운 좋게도 어학연수 대상 학생으로 선발되었고, 인생에서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는 두근거림으로 여권을 만들고 출국일인 12.24일을 기다리게 되었다. 이 날 비가 많이 와 비행기가 지연 될 뻔 했으나 순조롭게 20시 비행기로 필리핀을 향해 날아갔다.
필리핀에 도착 후 처음에는 한국에 비해 낙후된 시설과 시골을 보는 듯한 환경에 많이 놀랐다. 하지만 이는 일주일이면 적응 되므로 누구도 걱정 할 필요가 없다. 12월 26일부터 정규 수업이 시작 되었다. 25일 레벨테스트를 시작으로 4개의 그룹으로 나눠지고, 개인 분반이 나누어지는데, 역시 나는 밑에서 두 번째 학생이었다. 그렇지만, 이 곳 블라칸 주립 대학은 수준별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프로세스가 정말로 잘 구성되어 있었다. 학생 한명 한명에게, 전담 선생님을 두어, 관리하게 되어있어, 학생의 적응도 및 부족한 영어 분야를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루에 개인수업 4회 그룹수업 4회로 이루어져있는데, 일방적으로 쓰고 적는, 혼자서 강의 하는 방법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말해보고, 참여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에 접근하게 함으로써, ‘재미있다’ 라는 생각을 먼저 들게끔 한다. 다같이 영어로 상황극을 하거나, 영화 더빙을 해보거나, 영어 팝송을 불러보며, 혼자서 하지 않으니, 자신감이 생기고, 영어로 한마디라도 더 해보려는 학생들이 늘게 되었고, 나 자신도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지 못하지만, 단어 와 바디랭귀지를 통해, 조금씩 표현을 늘려가려고 노력했다. 대부분의 블라칸 주립 대학 선생님들은, 20대 초반에서 중반의 나이이다, 즉 우리 또래의 선생님 들이다. 국적은 다르지만, 비슷한 관심사가 존재하고, 공감을 하려는 능력이 뛰어나, 매일 8시간 씩 하는 수업을 질리지 않게 도와주는 능력이 대단한 선생님들 이었다. 또한 이곳에 피터라고 불리는 한국인 선생님이 계시는데, 이 선생님은 우리의 생활하나 하나를 책임져 주시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타지에서의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낄 일도 거의 없다. 내가 이곳에 서 가장 감명 깊게 했던 활동은 EOP이다. EOP (English Only Policy)로 학교 내에서는 절대 서로 영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 이며, 하나의 놀이처럼 작용하기도 한다. 이를 어길 시에는 숙제를 내주거나, 벌칙을 주는데, 이는 한국 학생들에게만 적용 되는 게 아니라, 필리핀 선생님들도 따갈로그어를 사용하면, 학생들에게 벌칙을 받게 되는 그러한 활동이다. 한 학생은 자기 담당 선생님을 포함 그룹 선생님 4명, 개인 수업 4명의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8시간의 수업 1시간당 1명의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하루에 8시간이 적은 수업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위에도 설명 했듯 모든 수업이 결코 따분하게 진행되는 수업이 아니라고 강력히 말하고 싶다,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서로 말을 하다보면, 완전히 알아듣지 못했다 하여도 마음으로 통하게 되는 그런 신기한 일이 생겨, 단어로 대화를 하지만, 문장으로 대화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다 보니, 수업을 하다 따분하면,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도 정말 많다. 학교 근처 맛 집을 알려주거나, 주말에 어디를 놀러가라 던지, 나는 영어 처음에 공부할 때 어떻게 했는지, 자신의 가족 환경 등 정말 많은 애기를 해준다. 모든 필리핀 선생님들은 공통적으로 이야기 한다. 필리핀 사람들은 정이 많다고, 한 달 안에 일반 학생들은 이 말에 100% 공감 하게 된다, 실제로 마지막 주에는 서로 아쉬워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외부에서 밥을 먹으며, 한국말 따갈로그어 영어를 섞어 쓰며, 시간 가는 줄 모르면서 떠들게 되고,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서로에게 줄 편지를 준비하며, 오래된 연인이 헤어지듯 울기도 한다. 아직도 기억난다, 마지막 졸업식 때 필리핀 선생님 모두가 울어 눈물바다가 되었고, 자기 학생들 한명 한명에게 직접 만든, 지갑 , 팔찌 등의 선물에 자신과 학생의 이름을 새겨 서로를 잊지 말자고 우리는 이제 정말 친구라고 말한다. 실제로 아직 까지도 나는 나의 선생님이었던 Bien ,Joen ,Lily ,Mira, Jem, Erica, Venice와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언젠가 만나게 될 날을 기약하고 있다. 대부분의 어학연수를 다녀오게 된 학생들은 다시 이곳으로 어학연수를 오고 싶어 한다. 첫째,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져 자신감이 생기고,
둘째,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들과 대화를 하기위해 더 공부를 하고 싶어서
셋째, 필리핀에서 느꼈던 문화와 그 감정들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
지금도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짧았던 한 달의 추억을 떠올린다. 영어에 거부감이 있던 나에게 영어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한 필리핀 어학연수의 경험
앞으로도 많은 학생들이 경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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